코스닥시장이 사상초유의 위기에 빠졌다.
29일 코스닥시장은 4일째 사상최저치를 갈아치우며 공황상태에 빠졌다. 코스닥지수는 11.66포인트(3.42%)나 급락하며 320선으로 후퇴했다. 주식을 살 만한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데다 IT부문의 둔화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멈추게 할만한 요인들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이제 300선 마저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까지 나오고 있다.
◇외국인 기관 이탈, 개인만의 시장= 이날 코스닥시장은 외국인과 기관들의 동반 매로로 10포인트 넘는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을 포함, 무려 6일연속 하락한 것이며 4일연속 사상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6일동안 8%나 급락했다. 지수가 하락세를 시작한 지난 6일 이후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을 보면 기관들이 6 일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팔자’로 일관했고 외국인들은 매수우위와 매도우위를 번 갈아 나타냈지만 기간 전체로 보면 매도우위인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들만의 매수세로는 코스닥시장이 버티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날도 개인은 173억원의 매수 우위로 시장 하락에 맞섰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최근 거래소와 코스닥이 모두 약세지만 코스닥의 낙폭이 월등히 큰 상황”이라며 “기관이나 외국인이라는 큰 매수주체 없이 개인에만 의존하는 시장은 작은 악재에도 투자심리가 냉각되기 쉽다”고 진단했다.
◇주도주 부재· IT모멘텀 부족으로 ‘시계 제로’= 사상 최저 행진보다 더 부담스러운 것은 향후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석가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투자자문사 BIBR in Lab의 신동준 이사는 “코스닥의 인터넷주들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을 지탱할 만한 대형주나 주가 방어주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대형 기업들 가운데 다수가 거래소로 이전하면서 코스닥은 완충지대가 없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지금같은 상황이라면 코스닥은 단기 낙폭이 지나치게 커 한차례 기술적 반등은 기대해 볼 수 있을 뿐 수급 문제 등에서 획기적인인 분위기 반전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연구원은 “하반기 IT 업황 둔화 조짐이 코스닥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역사적 저점을 깨고 내려간 상태라는 점에서 다음 지지선을 설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래도 코스닥이다= 일부에서는 코스닥이 시장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오늘 10월 통합 증권선물거래소가 출범되면 코스닥의 위상은 최근 주가 하락과 맞물려 큰 위상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스닥의 회생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은 벤처의 젖줄이며 IT 중소 기업을 위한 시장으로 거래소 시장과는 다른 분명한 특성을 갖춘 시장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최근 나오고 있는 ‘코스닥 무용론’을 경계했다. 그는 또 “코스닥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안되는 시장·하위 시장’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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