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이블TV 시청자들에게 원하는 채널만 선택해 볼수 있도록 하는 ‘채널 선택권(a la carte 채널)’의 부여 여부를 놓고 찬반 양론이 가열되고 있다.
와이어드뉴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케이블TV 시청자들에게 채널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놓고 조만간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규제기관과 케이블TV업계, 소비자간에 의견들이 충돌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의회의 일부 의원들은 케이블TV 업체들이 일방적으로 채널을 묶어서 판매하는 방식인 ’채널 티어링’에 문제가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채널선택권을 부여키로 하는 방안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잇다. 그러나 케이블TV 업계는 채널선택권 부여는 일부 케이블 채널의 퇴출과 비용 인상 등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채널선택권 도입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비용 인상요인은 최소화하자는 입장이다.
FCC는 조만간 열리는 심포지엄 결과 등을 바탕으로 오는 11월 18일까지 의회에 채널선택권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에는 특정한 제안이 포함되지는 않을 예정이지만, 채널선택권 부여가 요금인상으로 연결될 지 여부에 대한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여 의회의 법안 제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케이블TV 업계는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이번 심포지엄에 대한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미국 케이블TV신협회(NCTA)의 브라이언 디에쯔 대변인은 “왜 채널선택권 부여가 시청자들에게 해로운지 분명히 알리겠다”고 밝혔다.
케이블TV 업계는 새로운 기술을 갖추기 위해 장비에 투자하고, 관리비를 늘리는 것은 결국 케이블TV 가입자들의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FCC는 또한 이미 일부 케이블TV 업체들이 채널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는 캐나다의 사례도 검토하기로 했다. 캐나다 케이블 업체인 로저스의 필립 린드 부회장이 심포지엄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채널선택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캐나다의 모델을 예로 제시하고 있다.
소비자 그룹도 심포지엄에 참가해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미국소비자연맹(CFA)은 비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디지털 가입자에 한해 채널선택권을 부여하는 ‘혼합형 묶음제’의 채택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케이블 업계가 요금 인상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함으로써 법률 입안자들에게 겁을 주고 있다고 밝힐 예정이다.
CFA의 마크 쿠퍼 연구원은 케이블TV 업계가 내놓은 보고서를 “현실과 전혀 관계가 없는 시나리오로 최후의 심판이라고 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보고서는 터무니없는 소리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부분적인 채널선택권 도입만으로도 케이블 업계는 170억∼340억달러의 추가지출이 예상된다고 발표했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