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은 지양하고 시장 파이를 키운다’
스마트카드업계가 공멸을 피하기 위해 실천에 옮겨야 할 일은 이러한 평범한 원론을 지키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올해 들어 대형 스마트카드 프로젝트가 계속되면서 스마트카드 물량공급 입찰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업체간 가격경쟁은 더욱 심화되면서 최근 한 은행이 실시한 공급입찰에서는 32 제품 공급가가 장당 2500원에 낙찰될 정도로 가격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발주된 스마트카드는 대부분 원가 이하로 공급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지나친 출혈 가격경쟁은 결국 스마트카드가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업계 전체의 공멸을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업체 스스로 적정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공정가격을 유지하려 노력해야 하며 덤핑입찰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협회나 조합이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수단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나친 가격경쟁을 지양하는 동시에 업체는 정부 및 관련 기관과 협력해 국내외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과열경쟁은 좁은 시장 때문에 유발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삼성SDS 스마트카드팀의 전상훈 부장은 “스마트카드 관련업체가 대부분 영세하다 보니 시장자체를 키우기 보다는 한정된 파이를 두고 경쟁하기에 급급했다”며 “산학관이 힘을 합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업체의 노력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도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스마트카드의 연구개발에 대한 자금지원은 물론 현재 민간차원에서 협의되고 있는 한·중·일·싱가포르의 ‘실크로드카드 사업’ 등 범국가적인 프로젝트를 정부가 앞장서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는 각기 다른 스마트카드 표준과 사양을 제시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호환성을 가지도록 적극 권고하고 표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또 금융기관 등 스마트카드 수요 기관도 가격보다는 품질을 우선시 하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랑스계 스마트카드사인 젬플러스 한국지사의 황인호 상무는 “저가입찰 방식이 질 낮은 카드와 비슷비슷한 수준의 스마트카드사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수요자는 품질을 우선한 후 가격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함께 업체간의 구조조정을 통해 스마트카드업체들이 대형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 업체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