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에 책정된 예산이 적어 5일 실시될 입찰에 주요 업체들의 대거 불참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참여 업체가 부족해 입찰 자체가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프로젝트 입찰 마감을 4일 앞둔 1일 현재 한국실리콘그래픽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HP, 미국 현지 업체인 RLX는 프로젝트에 불참키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한국IBM, 삼성전자, 델컴퓨터코리아 등 3개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으며 입찰 당일인 5일에 가봐야 알 것 같다”며 명확한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SI 업체인 포스데이타측도 “서버 공급 파트너사가 나와야하는데 나서는 기업이 없다”는 말로 대신하면서 프로젝트 참여가 불투명함을 암시했다.
통상 입찰을 앞둔 시점이면 프로젝트 참여 업체들은 각사의 장점들을 알릴 정도로 물밑 작업을 하는 것과 달리 대부분 기업들은 “여전히 검토중”이라거나 “끝까지 가 봐야한다”는 애매한 답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올 초 만해도 7∼8개 업체들이 달려들 정도로 과열 현상을 보이기까지 했던 서울대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에 대한 업체들이 내담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책정된 예산이 지나치게 적기 때문이다.
불참의사를 밝힌 서버 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도입된 KISTI의 경우 25억여원 예산으로 1.7테라플롭스를 구현했는데 서울대는 비슷한 예산으로 두 배 이상인 5테라플롭스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정상적인 상황이면 도저히 할 수 없는 게임”이라고 밝혔다.
일단 공공 입찰의 경우 2개 이상의 업체만 참여하면 진행되지만 상당수의 업체들이 “입찰이 유찰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와관련 서울대측은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비슷한 예산으로 구축한 해외 사례도 있고 장비 가격 하락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