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 보안 업체인 하우리(대표 권석철)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1일 권석철 하우리 사장은 부동산 업체인 K사와 회사 매각에 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지난 1월부터 인수합병을 전제로 여러 업체와 협의한 결과 K사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해 우선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아직 변수는 있지만 가능성은 60% 정도이며 이르면 1주일 내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또 “아직 매각 방식이나 가격, 매각 이후의 경영권 등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K사는 서울과 대구 등지에 건물과 호텔 등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업체이며 일반 기업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매각하나=하우리 매각 이유는 경영 환경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자금난 등의 이유를 들고 있지만 이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02년과 2003년 각각 7억1000만원과 2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1분기에도 5억원의 순손실이 이어져 자금 운용의 문제점이 불거졌지만 지난 5월 4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로 이를 해결했다.
결국 매각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으로 인해 30억원 정도면 하우리의 대주주 대열에 올라설 수 있는 상황에서 권 사장의 지분(19.92%)과 이사진들이 갖고 있는 우호 지분의 일부를 장내 매각하는 것보다는 자금력 있는 대주주에게 넘겨 주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권석철 사장은 이번 매각에 대해 “인수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는 탄력이 붙기 시작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인수 기업과 연결 재무제표 등으로 묶이면 단기간에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우리측은 매각 대금의 규모에 대해서 정확히 밝히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 사장의 지분 시가 총액인 35억원에서 하우리의 시가 총액 180억원의 40% 선인 70억원 사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 40%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은=권 사장은 “인수 의사를 밝힌 업체가 더 있지만 지금은 K사와의 협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물론 이번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매각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매각 의지가 밝혀진 만큼 매각 자체가 수포로 돌아가면 여기서 입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각으로 인한 경영진 변화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경영진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인수 업체에서 일부 경영진의 참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의 거취 역시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권 사장은 이에 대해 “자리에 연연할 마음은 없지만 매입 주체가 협상 과정에서 경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은 보안 업계 전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스닥 등록 업체 가운데도 상당수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이미 보안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보안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경영 상태가 중위권인 하우리가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매각을 결정한 것이 현재 국내 보안 업계의 현주소”라며 “한동안 잠잠했던 인수합병 바람이 다시 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