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IT업계 "굴뚝산업 IT화로 활로"

침체에 빠진 부산 정보기술(IT) 업계가 제조업 시장 공략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침체에 빠진 부산 IT업계에서는 최근 ERP업체들이 중심이 돼 ‘제조업IT포럼’을 결성하고 지역내 제조업체의 IT화를 추진하는 등 제조업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포럼’은 부산시 등 지원기관으로부터 제조업 정보화 예산을 확보해 내년 초부터 시범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CA 등의 부산사무소들도 지역내 유망 IT기업들과 공동으로 제조업의 IT화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토종 IT기업과 외산기업, 지원기관들이 총망라해 제조업 시장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이는 부산지역에 산재한 전통기업들을 첨단 IT체질로 전환해 이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IT기업 입장에서도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셈이 돼 부산을 넘어 각 지역 전통제조업과 IT업간 ‘상생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부산 IT업계 현황=부산은 창투사 및 신기술 금융회사가 거의 없는 열악한 투자·자금 환경에 놓여 있다. 400백만명에 달하는 인구에도 불구하고 유무선 인터넷 포털이나 변변한 IT 관련 대기업도 없다. 또 3년 미만의 소프트웨어 업체가 66.7%, 매출액 20억원 미만이 83%, 자본금 5억원 미만이 79% 등 영세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 제조업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반면 자동차·기계 부품을 비롯한 신발 등 전통 제조업체가 1000개 이상 산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의 홈페이지 구축비율은 20%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어 IT업체들로서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지역내 IT기업들은 최근 들어 기술력 보유 유무와 상관없이 어려운 경영환경으로 빠져들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 IT기업들의 살길 모색=이런 가운데 지역내 ERP업체들이 앞장 섰다. ‘제조업IT포럼’은 산하에 △그룹웨어분과 △e비즈분과 △RFID분과 △모바일분과 등을 두고 산학연관의 합리적 역할 분담을 통해 생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업종별로 필요로 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IT업체들이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포럼의 회장으로 선임된 김세규 신화정보통신 사장은 “특정 업종을 먼저 IT화한다는 전략 아래 e마켓플레이스 구축, e카탈로그 제작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내 IT벤더들과 IT기업들의 모임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모임은 우선 이달 중으로 제조업의 IT화와 관련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IT마인드를 확산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전용환 사업지원팀장은 “IT벤더와 SI기업 및 유통사, 지역내 IT기업들이 모여 기술 및 제품 정보를 교류하고 사업연계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는 취지”라면서 “부산 IT업계가 제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디딤돌이자 전체 IT업계 위기극복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허의원기자@전자신문, ewh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