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최악의 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IT 대형주들도 맥없이 무너져버렸다.
2일 거래소와 코스닥이 각각 연중 최저 및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SK텔레콤·LG전자 등 신저가로 떨어진 IT 종목이 속출했다. 이날 급락은 IT업종이 방학 특수 및 신학기 수요를 기반으로 조정기를 끝내고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마지막 희망마저 꺾어버려 후유증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SK증권 전우종 리서치센터장은 “IT업종의 약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반도체·LCD분야의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IT업종의 조정기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힘없이 무너진 IT=떨어질 만큼 떨어진 것으로 여겨졌던 IT 대형주도 추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던 SK텔레콤은 이날도 2.83% 떨어진 15만4500원으로 마감,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LG전자도 지난주 기록한 52주 신저가 4만8300원으로 다시 밀려났으며 삼성전기도 최근 8거래일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밖에 삼성전자와 다음이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하이닉스가 6일 연속 떨어졌으며 아남반도체도 8일 연속 하락세다.
◇호재 살리지 못하는 IT=이날 증시 폭락은 유가급등·테러경보 등 대외적인 변수가 작용했다고 하지만 IT업종의 경우 지난 3개월에 걸친 조정으로 이미 바닥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향후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IT업종 대표주인 반도체·LCD주는 8∼9월 방학 및 개학철을 맞아 수요 증가에 따른 반등을 시도해 보기도 전에 철퇴를 맞은 형국이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신학기를 맞아 일시적인 반등이 가능하겠지만 그간의 낙폭을 일부 회복하는 것 이상의 반등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원도 “D램 가격의 방향성은 하락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신학기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업종의 반등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이 안 보이는 IT=지난해 이후 올 4월까지 IT업종의 상승세를 견인해온 반도체·LCD업종의 전망이 악화됨에 따라 IT업종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던 인터넷업종마저도 다음이 연중 최저가 수준으로 급락하는 등 IT업종은 총체적인 위기에 빠졌다.
SK증권 전우종 센터장은 “소비 둔화 및 설비투자 확대가 엇갈리면서 IT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도 극도로 위축돼 하반기에도 IT업종의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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