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털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발을 내딛는 만큼 우려의 시각이 높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이 한국 보다 오히려 안정돼 있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노하우와 잘 결합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6개월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봅니다.”
지난달 31일 스페인계 미국 포털 업체 테라라이코스 인수를 확정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37) 사장은 ‘한국 인터넷기업의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미국 진출이 무리가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 “지금은 오히려 한국 기업이 외국에 나갈 적기”라고 일축했다.
또 99년 이후 손실을 기록해온 테라라이코스에 대해서는 “600∼700억원의 자금 창출 능력이 있다”며 “마케팅 비용을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고, 단기간에 야후 등과 경쟁하려는 욕심도 없어 무리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장의 라이코스 인수 추진은 3개월 여라는 통상 인수·합병(M&A) 기간보다 짧은 시간안에 결정됐다. 그만큼 다음으로서는 도박이 아닐수 없다. 게다가 다음 내부에서도 라이코스 인수를 반대하는 시각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국내 인터넷 시장의 성장이 향후 3년간은 보장되고 세계 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의 위상은 높아지겠지만, 언제까지 그 위치를 누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3년 이내에 미국 등이 국내 선진 기술을 따라오면 더 이상 해외 진출을 꿈꿀 수 없을 것”이라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사장은 또 “좁은 국내 시장에서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지속하면 해외기업들에게 인수당하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가 등에서는 여전히 자금 조달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최근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현금 900억원을 포함, 모두 15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테라라이코스 인수로 1112억원의 현금 유출과 함께 라이코스의 영업력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라이코스 인수 후 추가 비용을 200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이 사장은 “라이코스가 지난해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내년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현금 보유액이 700억원으로 충분하고 분기당 100억원의 현금 창출 능력이 있어 비용 부담은 우려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본사의 제주 이전 추진 등 올들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재웅 사장이 미국이라는 또 다른 모험지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는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모델이 될 수 밖에 없다. 시장의 부정적인 시각처럼 조만간 사업을 포기하게 될지,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지는 이제 그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조장은기자@전자신문,je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