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T산업과 PDP산업에 희비 쌍곡선이 그려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PDP업체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밀려오는 주문을 소화하느라 여념이 없었으나 최근에는 수요 부진으로 정상 휴가를 보내는 반면 지난해 휴가를 늘려서 갔던 CRT업계는 휴가를 단축하는 등 뜨거운 8월을 보내고 있다.
삼성SDI의 PDP 라인이 위치한 천안공장은 일부 기종 PDP 생산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PDP라인이 3일까지 휴가를 떠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PDP 생산라인의 경우 하계 휴가기간 동안에도 정상 가동됐었다. LG전자는 표면상으로는 올해와 지난해 모두 휴가 기간에도 정상가동중이다. 그러나 올해는 휴가 기간 전에 일부 라인에 대해 약 3일 정도 보수하는 등 지난해와 같은 긴박한 모습은 아니다.
반면 CRT업체들은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휴가를 단축하는 등 생산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수요가 적어 4일 휴가를 5일로 늘려서 보냈던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올해 예정됐던 4일 하계 휴가를 이틀로 줄였다. 8월이 전통적인 비수기이지만 여전히 수요가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생산라인을 100% 가동했음에도 주문수량에 비해 생산 수량이 줄어들어 휴가 일수를 조정했다”며 “본래 2일부터 5일까지 휴가였으나 3일까지만 쉬고 4,5일은 정상적으로 근무 한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25인치, 28인치, 29인치, 32인치 CRT를 생산하는 부산 제 3 공장을 휴가에 상관없이 풀 가동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해외 주문이 밀려서 제 3 공장은 평소대로 가동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이 공장은 휴가중에도 가동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CRT유리를 생산하는 삼성코닝도 8월에 정상적으로 모든 라인을 풀 가동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일부 라인을 두 차례에 거쳐 10일씩 가동 중단했으나 올해는 주문량이 밀려오면서 풀 가동키로 결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PDP가 예상외로 수요 부진이라는 복병을 맞었으나 CRT는 LCD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LCD 가격 폭락에 따른 역공, PDP 가격 인하에 따른 수요 회복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해 또다시 희비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