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팀워크에 기대

한국인터넷기업협회(대표 허진호)와 한국게임산업협회(대표 김범수)가 ‘한 지붕 두 가족’이 됐다.

 두 협회는 최근 서울시 서초동 1697-12번지 중추빌딩 2층에 나란히 사무국을 마련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두 단체가 단순히 같은 물리적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은 아니다. 인터넷기업협회와 게임산업협회는 포털과 게임, 전자자상거래 등 우리나라의 인터넷 비즈니스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 게다가 최근들어 무선망 완전개방, 음란물 유해문제, 대중국 진출 등 공동으로 헤쳐나가야 할 현안이 한두 개가 아니다. 따라서 이번 ‘한 지붕 두 가족’ 시도는 앞으로 두 협회가 해결해 나가야 할 많은 정책적 이슈와 활동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 대표단체로서 시너지=일단 사무국 이전 시기가 우연히 맞아떨어진 게 ‘한 지붕 두 가족’이 된 1차적인 이유다. 실제로 서울 강남역 근처에 자리잡고 있었던 인터넷기업협회는 건물 임차기간이 만료돼 새 사무실을 찾고 있었고 지난 4월 발족한 뒤 회장사인 NHN에 임시 사무실을 열었던 게임산업협회도 보다 넓은 사무공간을 찾고 있었던 것.

 보다 근본적으로는 두 협회가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현안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NHN,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등 주요 회원사도 겹친다. 온라인게임이든 아케이드게임이든, 포털이든 전자상거래든 이제는 인터넷 비즈니스라는 것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그만큼 두 협회의 공조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실제로 같은 건물에 있다 보니 사무국 상근직원 간의 교류도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고 나누는 정보의 양도 두 배가 된다.

 ◇정통부와 문화부 모두 ‘커버’=두 협회가 각각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 산하 단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통부와 문화부가 영역 다툼 등으로 신경전을 벌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업계차원에서는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유형오 부회장은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회원사가 요구하는 대정부 관계의 폭도 넓어졌다”면서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유관 단체끼리 공조하면 대정부 관계의 창구도 커지고 문제 해결도 훨씬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공통 이슈 줄줄이=두 협회가 공조할 현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올해 내 개정될 것으로 예고돼 있다. 청소년 보호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고 정보보호 안전진단 제도, 청소년 보호담당자 제도 등 각종 의무 규정이 늘어날 것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중소 인터넷기업들의 몰락을 가져올 수도 있는 무선 인터넷망 완전개방과 관련한 산재한 문제들도 공동으로 워킹그룹을 만들어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서버 접속 인증 라이선스(익스터널 커넥터·EC) 라는 천문학적인 추가 라이선스비용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두 협회가 공조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 두 단체는 4일 ‘한 지붕 두 가족’이 된 이후 첫작품으로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정보보호안전진단제도’의 시행유보를 요구하는 공동의견서를 만들어 정통부에 제출하는 ‘단합’을 과시하기도 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