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전지 시장에서 1위 기업인 일본 산요가 최근 도시바의 2차 전지 전공정 설비인 극판 설비를 인수하는 등 설비 증설을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본격 나섬에 따라 국내 2차 전지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산요는 2차 전지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자 도쿠시마현 이타노에 신공장 준공을 마치고 지난 6월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현재 월 4400만 셀 규모에서 연말까지 월 5800 셀을 생산하는 기반을 갖춰, 세계 수요의 절반을 공급하는 거대 생산 능력을 갖췄다.
특히 산요는 ‘에너지 드림 21’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번 신공장 가동을 계기로 도시바의 2차 전지 전공정 설비인 ‘극판’ 생산라인을 이달 초 인수, 2차 전지의 핵심 부품 수급 능력을 보완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SDI·LG화학 등 국내 업체들은 산요가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2차 전지 판매 가격을 인하할 것으로 우려한 가운데 설비 증설과 함께 고용량 제품으로 주력 제품을 전환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발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SDI 한 관계자는 “지난해 2차 전지 시장에서 산요 시장 점유율(수량 기준)은 33%를 차지했고 올해 40% 이상의 공격적인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며 “자사는 2600 mAh 원통형 제품에 집중하고 3분기 1050 mAh(5㎜급)을 양산하는 등 양보다는 질에 승부를 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하반기 원통형 및 각형 리튬이온전지·리튬폴리머전지을 각각 1개 라인씩 증설, 1700만셀 규모의 생산능력을 연내 2200만세롤 확대하고 중국 퉁관 팩라인을 조기 가동, 원가 경쟁력을 확보, 산요의 거센 시장 공략에 적극 대처한다.
LG화학도 현재 월 1800만셀에서 연말까지 월 2600만셀로 증설하고 고용량 제품을 양산,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이 회사는 기존 휴대폰·노트 PC 위주에서 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 등으로 2차 전지 애플리케이션 영역을 확대, 산요의 시장 지배력 강화에 제동을 걸 계획이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도시바의 2차 전지 사업 철수·산요의 도시바 설비 인수는 장시간에 걸쳐 진행된 사안이기때문에 그동안 도시바 거래선 물량을 공략, 일부 대체하기 시작했다”며 “산요 측에 도시바 공급 물량을 내주지 않는데 적극 나선다”고 밝혔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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