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동박적층필름(FCCL)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핵심 재료인 폴리이미드(PI)필름 수급난으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FCCL은 매년 12%씩 급성장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의 핵심 부품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도레이새한·한화종합화학·새한마이크로닉스 등 FCCL 업체들은 도레이듀폰·듀폰·가네카 등으로부터 PI 필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공장가동율이 절반이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제품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FCCL 시장탈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중국이 올 들어 심각한 전력난 해소를 위해 수력발전소 건립에 적극 나서면서 전력선의 절연재로도 쓰이는 폴리이미드 원자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 PI 필름 세계 생산량이 수요의 70∼80%에 불과하자 일본 가네카를 비롯 듀폰등 유수 PI 필름 업체들이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도레이새한(대표 이영관)은 월 25만㎡의 FCCL 생산 능력이 있지만 생산량은 40% 수준에 머물고 있어 대형 업체를 제외한 중소 FPCB 업체엔 생산 물량을 공급하기가 버거운 형편이다. 정상적인 공장 가동을 위해선 PI 필름을 적어도 20톤 이상 확보해야 하는 데 5톤 물량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국내 FPCB 시장이 연평균 25%의 고속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내 FCCL 생산 물량이 수급 물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나름대로 PI 필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한화종합화학(대표 추두련)는 월 30만 ㎡ 규모의 FCCL 설비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약 26%의 FCCL 생산에 만족하고 있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PI 필름은 수급 상황이 연초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2.5톤의 물량 확보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FPCB 업체들이 원하는 FCCL 물량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조금씩 나눠서 공급하고 있다”며 “이러한 생산 물량 부족으로 올해 매출 목표도 애초 150억 원에서 130억 원 수준으로 불가피하게 낮췄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새한마이크로닉스(대표 장철규)도 월 50만 ㎡의 FCCL 생산 설비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PI 필름 공급량 부족으로 월 4만 ㎡의 FCCL를 생산, FPCB 업체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