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의 대규모 기관 청약 실권에 이어 올 하반기 코스닥 등록 최대 유망주로 꼽혔던 코아로직이 청약 미달 사태(0.89대 1)를 빚는 등 공모주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또 텔코웨어·다날 등 하반기 신규 상장·등록기업들 다수가 공모가 밑으로 줄줄이 추락하면서 ‘발행 시장’에 대한 총체적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연중 최저·사상 최저치로 무너지면서 발행 시장도 동반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우울한 상장 기념식= 공모·신규 등록 시장이 얼어붙다 보니 축제가 되어야할 상장 기념식이 곤혹스러운 자리가 되고 있다. 5일 상장 기념식을 가진 유니퀘스트는 첫날 거래에서 3850원으로 장을 마쳐 공모가 4000원을 밑돌았다. 최근 상장한 텔코웨어·LG필립스LCD 등도 첫날부터 공모가를 하회하며 상장 기념식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시장에 새로 들어오면 주가가 강세를 나타낸다는 ‘신규 상장·등록 효과’란 말이 있었지만 요즘은 정반대의 경우가 많다. 지난달 20일 상장한 텔코웨어는 현재 8720원(공모가 1만2000원)에, 2일 상장한 동아에스텍 주가도 1300원(공모가 1700원)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의 다날·한국경제TV 등도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표 참조>
우량 신규 종목이 등장하면 기존 장내 동종업체들이 주가 강세를 나타냈던 흐름도 꺾였다. 오히려 동종 업체의 거래소나 코스닥 등록이 기존 업체들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공모 시장 침체 오래갈 듯= 최근 같은 공모시장 침체는 수요 예측에 참여했던 펀드들이 대거 청약에 불참하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이다. 이런 기관들의 청약 기피는 개인투자자들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우증권 기업인수부 조광재 팀장은 “기관마저 청약에 불참한 것은 최근 코스닥시장이 연일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신규 등록주들도 공모가보다 크게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공모주 투자로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며 “‘신규 등록주 약세-공모주 기피-공모시장 침체’라는 악순환 고리가 작용하고 있어 쉽게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그는 “주간사와 기업들 사이에 IPO시점을 뒤로 늦추려는 분위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새내기 기업·주간사 골머리= 최근 상장해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A사 관계자는 “상장과 함께 회사가 한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했지만 주가 하락으로 오히려 회사 이미지 실추 등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실적도 좋고 향후 회사 영업환경도 좋은 데 주가가 속락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IPO시장 냉각 속에 주간사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아로직의 주간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실권주식 약 10만주를 인수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또 상장·등록에 관여했던 주간 증권사들은 등록 후 주가가 공모가의 90%를 밑돌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행사할 ‘풋백옵션’ 물량까지 고유계정에서 사야한다. 최근 분위기라면 대부분의 주간사들이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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