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문화 체험 행사 새로운 풍속도로..

 “소음과 매연, 노선표시가 없는 인도가 자랑하는 세계 12위의 델리 공과대학을 방문했다. 기숙사와 강의실, 도서관은 지저분했지만 컴퓨터실이나 실험실의 장비들은 최첨단이었다. 이 학교의 진짜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현대모비스 TDS팀(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4학년)

 “예술의 도시 파리의 쓰레기통은 모두 속이 들여다보이는 누드다. 파리 보주광장 입구에는 금속 원형 틀 안에 연한 녹색의 투명비닐이 씌여 있었다. 테러 때문에 파리의 쓰레기통은 모두 옷을 벗고 있었다.”-샤프전자 리얼딕 김현진(성균관대)·김보선(단국대)

 여름 방학을 맞아 인천국제공항이 LG그룹·한국HP, 현대모비스, 샤프전자 등 국내외 기업들이 운영하는 해외 글로벌 문화체험 행사에 참가한 대학생 배낭족으로 붐비고 있다.

 특히 사상 최악의 불황기 및 청년실업 35만명 시대라는 사회상을 반영하듯, 지난 90년대 후반 절정을 이룬 단순한 해외 어학연수보다는 기업체가 마련한 글로벌 문화 체험 행사를 통해 해외로 떠나려는 새로운 풍속도가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여행 경비 일체를 지원받아 해외 문화를 체험하려는 대학생들의 요구와 대학생들을 잠재적 고객 또는 인턴사원으로 끌어들이려는 기업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있기 대문이다.

 LG그룹(대표 구본무)은 서류 및 면접을 통해 제 10회 LG글로벌 챌린저에 참가할 30개팀·120명을 선발, 학생들에게 해외 연구소 및 기업탐방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LG그룹은 탐방보고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 10여명을 입사시키는 등 이 행사를 우수인재 발굴과 연계, 대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5단계에 걸친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선발한 ‘HP 글로벌 체험단’을 지난 3일 미국으로 보냈다.

 봄 학기 등록금, 인터십 및 기업탐방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HP 글로벌 체험단’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HP,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 3사를 탐방한다.

 현대모비스(대표 박정인)의 ‘대학생 해외배낭여행 프로그램’은 대학교 3, 4학년 재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여행일정에 대해 회사가 여행경비 전액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12개팀 36명의 대학생이 인도, 이스라엘, 베트남, 체코, 헝가리 등 전세계 곳곳을 다녀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참가할 대학생팀 선정을 위해 인터넷으로 수시로 신청을 접수하고 있으며, 80여 개 대학의 학생들이 참가신청을 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샤프전자(대표 이기철)의 경우 지난 7월 8일에서 19일까지 11박 12일간 대학생 30명이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 등 유럽 4개국을 방문,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사실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