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는 고체·액체·기체 이외에 ‘제 4의 물질상태’라고 일컬어지는 플라스마(Plasma)가 존재한다. 플라스마는 매우 높은 온도에서 이온, 전자, 양성자와 같이 전하를 띤 입자들이 기체처럼 섞여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중성의 원자와 분자들로만 이루어진 보통의 기체와는 전혀 다른 성질을 지닌다.
플라스마의 독특한 성질은 수많은 미래 첨단기술의 원천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예가 미래 에너지로서의 이용 가능성이다. 실제 고갈되어 가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가장 유력한 수단으로 떠오르는 핵융합 발전은 섭씨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만들면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고온의 플라스마를 고속으로 분출하는 ‘플라스마 엔진’을 탑재하면 기존의 우주선보다 10배 이상 빠른 우주선을 제작할 수 있다.
생활 가전기기에도 적용된다. 큰 화면에도 불구하고 두께가 매우 얇아서 벽걸이 텔레비전에 적합한 PDP(Plasma Display Panel) 텔레비전은 유리관에 가스를 채워 이를 플라스마 상태로 바꿔 만든다. 열이 나고 전기가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은 있지만, 낮은 전압으로도 플라스마를 만들 수 있다면 LCD, 유기EL 등 다른 평판디스플레이 경쟁자를 물리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수단의 왕좌를 차지할 가능성도 크다.
플라스마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각종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플라스마에서 발생하는 오존은 악취성분을 분해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에어컨, 공기청정기, 탈취제 등으로 이미 활용되고 있다. 플라스마 토치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발암물질과 유해가스를 완전 분해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성이 가능한 ‘저온 플라스마’를 대량 만들 수 있게 된다면, 미래의 첨단기술뿐 아니라 환경문제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