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글로벌 인터넷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질적 성장의 목전에서 2개의 ‘판도라상자’를 준비중이다.
첫번째 상자는 국내에서 운용중인 네트워크 설비를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모두 이전하는 것이고, 두번째 상자는 중국 현지 게임포털 ‘아워게임’을 나스닥에 상장시킨다는 비전. 아워게임은 NHN이 지난 6월 중국기업 하이훙으로부터 지분 50%를 사들인 중국 최대의 게임포털. NHN의 이 같은 계획은 최근 관련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테라라이코스 전격 인수에 이어 추진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에 이어 나온 NHN의 이 같은 행보는 국내 인터넷기업이 본격적인 해외경영 단계에 들어선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NHN의 고위관계자는 8일 “현재 서울 목동과 경기도 분당 KT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쓰고 있는 서버 및 네트워크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라며 “글로벌기업의 효율 측면에서 분명히 의미있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설비 이전 계획은 한국, 일본, 중국 등 3개국에 골고루 포진해 있는 사업망을 하나로 통합하고, 분산된 네트워크를 일원화하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적으로는 국가간 백본설비가 대용량화되는 추세와 함께 중국의 저렴한 네트워크 운용비용 등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 NHN은 도쿄에서 한, 중, 일 3국 확대 경영자회의를 갖고 이 같은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NHN은 이달 중에도 중국에서 비슷한 성격의 경영자회의를 또 한차례 가질 예정이다. 지난 6월 NHN이 IBM과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및 통합 그룹웨어 구축에 관한 제휴협력을 체결한 것도 이 같은 중장기 행보의 한 수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워게임의 나스닥행 프로젝트는 1억달러의 거금을 투입해 중국 게임포털시장에 뛰어들 때부터 예견돼온 일이다.
NHN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이미 현금 5000만달러와 주식 3000만달러어치를 아워게임에 쏟아부었고, 나머지 2000만달러도 내년 말까지 투입할 예정이다.
자본금이 고작 250만위엔(약 3억7000만원)밖에 안 되는 아워게임에 1억달러를 쏟아붓는다는 것은 일면 위험성을 내포한 일이지만, 시장확대 가능성을 고려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확신이 있는 작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달 초 허홍 전 엔씨소프트 부사장을 재무책임자(CFO)로 전격 영입한 것도 이 같은 나스닥행 비전에 대한 준비작업의 단초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의 인터넷기업들이 방대한 회원 규모를 바탕으로 나스닥에 줄줄이 직상장, ‘중국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NHN 관계자는 “벌써부터 국내 포털시장의 성장한계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상황에 안주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글로벌 추세에 맞는 성장모멘텀을 제때 만들어냄으로써 또 한단계 질적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