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의 ‘글로벌 경영’ 물결이 드세다.
삼성전자, LG전자, 우리나라 경제의 간판격인 이들 두 회사가 전세계에 거느린 현지법인은 총 125개에 이른다.
북미, 동남아, 서남아, 남미, 유럽, 중국 등 오대양 육대주 그 어느 곳에도 우리 기업은 있다. 법인이 설립되지 않은 곳은 대여섯명 정도가 나가 마케팅을 펼친다. 그것도 모자라면 직원 한명이 해당국가를 담당한다. 현지법인이나 지점은 대사관, 영사관 정도가 된다. 현지법인의 유형도 제품을 생산하는 현지법인부터 판매, 연구소, 지점까지 다양하다. 이들이 현지에서 얻는 것은 ‘samsung’과 ‘LG’라는 브랜드와 수익이다.
지난 1974년 뉴욕에 첫 지점을 설립한 이후 삼성전자의 해외 현지법인은 98개소에 이른다. 생산법인 27개, 판매법인 39개, 생산및 판매를 겸하는 법인은 8개, 법인 형태의 지점 15개소 등이다. R&D를 담당하는 연구법인도 9개나 설립됐다.
LG전자의 해외 총 법인수는 75개다. 주요 현지법인으로는 북미 6개, 아시아 15개, 유럽 20개, 중국 14개, 중남미 10개, 중동 아프리카 10개소 등이다. 70년대 초반 처음에는 판매법인 형태로 설립됐으나 지난 90년대말 IMF를 겪으면서 판매와 생산,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법인 설립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해외 현지 법인중 핵심으로 삼는 것은 해외 생산현지법인이다. 해당 현지법인을 얼마나 가졌는가가 현지화 전략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해외 생산법인은 중국 11개, 동남아 7개, 유럽 2곳 등 총 27개소다. 컬러TV 생산공장은 물론 REF, DRAM, VCR, 휴대폰 등 거의 모든 부문이 해외에서 생산된다. 성장 잠재력을 풍부한 중국에 무려 11개소의 현지 생산법인이 있다. 대표적인 입주지역은 텐진과 수저우 공장이다. 11개 중 9개소가 이곳에 집중돼 있다. 생산 제품도 컬러TV, REF, VCR, 반도체 임가공, LCD, 오디오 등 다양하다.
LG전자 생산법인은 유럽지역 3개소, 중남미 지역 5개소, 중동 아프리카 지역 2개, 중국 17개, 아시아 9개소, 미국 4개소다. 생산되는 제품은 TV, 모니터, 에어컨, 냉장고, 오디오 등 가전제품, 휴대폰, 전화기 등 통신단말기 제품, PDP 모듈 등 부품 관련 제품 등이 총 망라돼 있다. LG전자가 중점을 두고 투자하는 곳은 역시 중국이다. 중국 텐진등 17개 현지 생산 법인에서 DVD, LCD TV, 광스토리지 등 첨단 전자제품을 생산한다. 중국 17개의 현지생산법인의 직원은 총 3만1483명이 근무한다. 중국 근로자가 LG본사의 전체 직원수와 맞먹는다. 이중 한국인은 395명으로 98.7%가 중국 현지인이다. 이쯤 되면 LG전자가 국내 기업인지 해외기업인지 구분이 안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해외 법인 설립을 앞다투어 설립하는 이유는 현지에서 생산 제품을 바로 판매할 경우 운반비, 인건비,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이 존재하게 때문. 현지인에 대한 고용창출 등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면서 현지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중국의 경우 현지법인이라는 말보다 ‘중국 본사’라는 명칭을 사용할 만큼 해당 국가의 경제 기여도가 높다. 일부에서 국내 산업공동화와 내수경기 침체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기업들의 현지화는 단순한 제품 임가공을 떠나 이미 궤도에 올라서 있는 셈이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