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통산업, 첨단 사업에 진출

 자동차부품과 섬유 등 대구지역 주력 전통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이 최근 전자 정보통신(IT) 등 첨단분야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기존사업과 연계될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거나 기존 생산설비를 활용,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위험을 줄이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어 주목된다.

9일 대구지역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립산업과 선진공업사, 평화산업, 선광염직 등 자동차부품업체와 섬유업체들이 전자 및 IT분야의 첨단기업을 인수하거나 새로 설립하는 방법으로 신사업에 잇따라 발을 내딛고 있다.

LCD백라이트, 세라믹 신소재,SW 등을 망라하는 이들 기업의 첨단산업 참여는 △강세를 보여왔던 기존 전통산업 비중의 축소 △ IT중심으로 재편 중인 국내 산업구조에 발맞춘 안정적 수입원 발굴 차원으로 분석된다.

◇전통산업의 IT진출 사례=대구지역 자동차부품업체인 삼립산업(대표 최병식)은 최근 LCD 백라이트 설계기술로 다양한 백라이트를 생산하고 있는 영남대 교수벤처기업 테크자인을 인수하면서 첨단 신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테크자인은 이에 따라 삼림산업으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받아 경북테크노파크 단지 내에 1000평 규모의 생산공장을 완공, 현재 LCD 백라이트의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또 백라이트 설계기술을 삼립산업 주력제품인 헤드램프에 적용하는 한편, 백라이트의 대량생산도 향후 삼립산업 중국공장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윈도브러시 부품을 생산하는 자동차부품업체 선진공업사(대표 신홍섭)도 표면처리전문기업인 케이엠티를 설립, 최근 친환경적인 마그네슘합금 표면처리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선진공업사는 케이엠티가 개발한 마그네슘합금 표면처리기술을 자사 자동차부품 생산에 적용하는 한편, 휴대폰과 PDA 등 다양한 휴대용 전자기기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방진부품 전문기업인 평화산업(대표 조치호)도 최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세라믹 패키지 제조업체 세라피스를 인수했다. 세라피스는 세라믹 응용 자동차부품 및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평화산업은 자사 제품에 세라피스의 세라믹관련 기술을 적용한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외 직물 염색 전문기업인 선광염직(대표 엄광빈)도 서울지역 소프트웨어기업인 위저드정보시스템을 인수, 자사의 업무관리 및 생산관리 소프트웨어 개발뿐만 아니라 판매에 나서고 있다.

◇신 수종사업 성공 가능성 커=대구지역 전통산업 기반 기업들의 신 수종사업 진출은 기존 사업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구지역 섬유와 자동차부품기업들의 상당수가 IT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어 내년 이후에는 첨단사업분야의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들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신사업에는 기업들이 탄탄한 자금력으로 뒷받침하고 있는데다 자사 기존 제품과 대부분 관련이 있는 아이템이어서 사업실패에 대한 위험도도 낮은 편이다.

게다가 이들 기업은 장기적으로 지방의 주력산업군이 IT중심으로 바뀔 경우 신사업을 회사의 신규 주력사업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는 “첨단 신사업으로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며 “점차 신 사업쪽에 더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첨단업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