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프로그램매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프로그램매매란 컴퓨터에 일정수 이상의 종목에 대한 매매주문을 저장한 후 특정시점이 되면 일시에 주문을 집행하는 것으로 현물·선물 간 가격차이를 이용하여 이익을 얻는 차익거래가 대표적이다. 프로그램매매는 조건만 맞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대량 매매주문을 집행하기 때문에 현물시장의 가격변동을 가져온다.
특히 최근처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프로그램매매의 파급 효과가 더욱 커진다.
지난 2003년 이후 올해 8월 9일까지 프로그램매매와 종합주가지수 간 상관관계는 0.3725였으나 2004년 이후로는 0.3900으로 늘어났다. 올해 연중 고점을 형성했던 지난 4월 23일 이후로는 0.4849, 반등에 성공한 5월 18일 이후로는 0.7203으로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 9일에도 주식시장은 1500억원 이상의 프로그램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프로그램매매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난 87년 미국의 ‘블랙먼데이’ 사태처럼 프로그램매도가 몰릴 경우는 주식시장이 폭락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증시의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프로그램매매가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회복을 수반한 거래량 및 거래대금 증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