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뱅킹](5)성공을 위한 제언

지난 2년 동안 구축방식, 범위와 시기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던 차세대뱅킹시스템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잇따라 부상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 지은 일부 은행은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며 정식 개통을 앞두고 있고 일부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발주하기 시작했다.

차세대뱅킹시스템은 아직 어느 누구도 섣불리 성공을 확신하지 못할 만큼 은행 입장에서 보면 결코 쉽지 않은 프로젝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상품·서비스·업무프로세스의 복잡성이 날로 증대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대단위 투자를 다시 일으키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차세대시스템의 성패는 그 무엇보다 중대한 사안이 되고 있다.

 80년대 말 이후 수신·여신 등을 포함한 코어뱅킹 시스템은 구축시간 단축, 선진 프로세스 도입, 리스크 감소 등의 이유로 상용 패키지 도입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외산 패키지의 도입과정에서 업무 프로세스, 법규 및 규제 등의 차이로 80% 이상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경우가 발생, ‘패키지 무용론’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일부에선 패키지를 적용하면서 이와 연계되는 기존 시스템을 뜯어 고침과 동시에 역으로 국내 프로세스에 맞춰 패키지를 뜯어 고치는 현상이 병존하는 이른바 ‘양방향 커스터마이징’ 현상까지 나타나 오히려 자체 개발보다 더 복잡해졌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패키지의 사상을 흡수해 일부 모듈만 선별적으로 적용하고 나머지를 자체 개발하는 혼용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자사의 전략과 시스템 환경에 최적화된 구현방식의 설정이 프로젝트 성공의 시작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 차세대 프로젝트가 다양한 고객접점, 시스템 등과 연계되며 고도의 복잡성을 띠는 대단위 사업인데다 외국 컨설턴트와 의사소통, 문화적 차이 등으로 전반적인 프로젝트 관리의 어려움이 발생, 당초 일정 소화가 쉽지 않은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권에서 대단위 프로젝트 수행과정에서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 프로젝트 관리조직인 PMO(Project Management Office)다. 내부 또는 외부위탁 방식으로 구성되는 이들 조직이 얼마나 적절하게 프로젝트 자산 배분과 일정관리 등을 수행하느냐가 차세대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인자가 되고 있다.

올 하반기 차세대 개통을 앞두고 있는 기업·우리·외환은행 등은 현재 대부분 시스템 구현작업을 마무리짓고 실제 영업점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스템의 불안정한 작동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사용자 환경에 대한 현업 실무자들의 부적응과 오작동도 시스템 가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영업점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으로 차세대 환경에 대한 적응도를 높이는 것 또한 성공의 부대조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또 차세대 추진과정에서 축적된 정보를 공유, 재활용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각 금융기관들이 자사의 시스템 여건과 경영환경에 따라 상이한 차세대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고 내부 정보라는 점에서 공개가 쉽지 않지만 메인프레임, 유닉스 등 상이한 플랫폼에서 구축과정과 테스트 성과·문제점 등에 대한 정보는 누구나 목말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곧 가시화되는 차세대 시스템들이 먼 훗날 또 다른 차세대를 위해 든든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