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이성민 엠텍비젼 사장(5)

(5)삼성전자에 대량 납품

2002년 큐리텔에 카메라 컨트롤 프로세서(CCP)를 공급한 뒤, 큐리텔은 세계 최초로 33만 화소급 카메라를 내장한 휴대폰을 출시했다. 큐리텔에서 처음 카메라를 내장한 휴대폰이 나왔을 당시 주류를 이루고 있던 외장형 카메라폰은 휴대상의 불편함, 조작의 불편함, 완벽하지 못한 화질 등의 여러가지 문제로 시장에서 그리 큰 호응을 받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카메라가 휴대폰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러한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내장형 카메라폰의 수요는 빠른 시간 안에 외장형 카메라폰의 수요를 뛰어 넘게 되었다.

큐리텔에 공급한 CCP가 어느 정도 기술력을 인정 받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삼성전기를 통해서 인연이 있었던 삼성전자의 휴대폰에 CCP를 장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큐리텔에 공급했던 경험도 있었고, 기술력에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세계 빅3에 드는 휴대폰 개발업체에 부품을 공급한다는 것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 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매년 수천만 개의 휴대폰을 생산하는 대기업이 봤을 때 우리의 경험은 그리 많은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항상 최선을 다했으나 경험과 조직력에서 많은 미숙함이 있었다. 그래도 끊임없이 개선 보완하면서 고객사의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노력으로 현재 삼선전자가 우리를 평가할 때 아직 100점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의 수준까지 도달했다.

반도체 제품의 경우, 종종 샘플 때와 소량 생산 때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잘 작동하던 제품들이 대량 생산에 들어가면서 조금씩 오차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삼성전자에 처음 제품을 공급할 때에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 큐리텔에 꽤 많은 수량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었지만 엠텍비젼 역사상 100만 개 이상의 대량 공급은 삼성전자가 처음이었다. 나와 우리 연구원들은 점점 구미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 휴대폰 기술진과 회의하는 시간들이 많아지고, 직접 에러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러한 모습이 계속 되면서 삼성전자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엠텍비젼은 문제가 생기면, 새벽이라도 달려온다”라는 말이 돌았고, 그러한 소문은 우리의 기업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2002년 12월 종무식을 앞두고 있던 중 우리는 삼성전자 연구원들의 호출을 받고 다시 한번 구미로 향하게 된다. 결국 경영지원팀은 서울에서, 연구원들은 구미에서 종무식을 하는 일까지 생겼고,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엠텍비젼은 올해 2월 삼성전자로부터 우수협력업체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엠텍비젼은 내수 시장만을 위한 회사라는 이미지가 컸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전부터 조금씩 해외시장을 위해 발을 내딛고 있었다.

michael@mtek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