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 서버 업체 진영이 8월에 실시되는 2개의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두고 속을 끓이고 있다.
지난주 유찰로 끝나 재입찰을 실시하게 된 서울대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와 오는 12일 국방부 자체 조달로 실시되는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는 각기 이유는 다르지만 유닉스 업체들에게 ‘그림의 떡’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프로젝트는 30억여원의 예산으로 유휴성능 5테라플롭스를 요구해 이미 입찰이 1회 유찰됐다. 그 예산안에 서울대측이 요구한 성능 및 조건을 맞출 수 없다는 게 이유였고 서울대측이 조건을 바꾸지 않는 한 대부분 참여가 힘들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이에 비해 ADD 프로젝트는 예산이 80억여원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요구성능은 250기가플롭스 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대측과 단순 비교만 해도 두배 이상의 예산에 성능은 20분의 1 밖에 안되니 너무나 매력적인 프로젝트다.
그러나 ADD측이 공개한 입찰요건에는 ‘기존 소스 코드를 고치지 말 것’이란 단서 조항이 붙어 있다. 기존 슈퍼컴퓨터가 벡터 방식이고 이 벡터 소스 코드를 수정하지 않을 경우, 유닉스 업체들이 스칼라나 클러스터 방식 어떤 것으로 제안을 해도 벡터 방식에 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유닉스 업체들은 서울대와 전혀 다른 이유로 프로젝트 참여를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서버업체 한 관계자는 “그 예산 안에서 스칼라나 클러스터 방식의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경우 ADD의 요구 성능보다 몇 배는 더 줄 수 있는데도 승부가 뻔해 보이니 참여하면 뭐하냐”고 말한다.
다른 서버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립대학인 서울대나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ADD 모두 집행하는 예산은 국민의 세금과 무관하지 않는데 어느 한쪽은 예산 태부족으로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다른 한쪽은 더 좋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데도 낮은 사양을 원하니 이래저래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