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체들의 주가 향배는?
최근 다음·CJ인터넷·KTH 등 인터넷업계가 활발한 사업 구조 변경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현재의 수익성보다는 사업 매각과 신규 사업 부문 진출 등 사업 구조조정에 더 큰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 이들 주가는 회사 실적보다는 새로운 사업 진출과 철수 등 사업구조 변화에 따라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종합포털을 지향하는 ‘통합’이 대세이긴 하지만 모든 업체가 이를 따를 수는 없으며 향후 주가도 회사 규모가 아니라 자기 고유 영역을 갖춘 업체, 시장 점유율 상위권 업체 중심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사업구조 변화에 따른 주가 변화=CJ인터넷은 지난달 30일 2분기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9일 시네마서비스를 매각이 결정된 시기까지 10일 간 25% 가량 주가가 올랐다. 반면 다음은 라이코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지난달 29일 이후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하락세를 보여 10일까지 10.22% 하락하고 말았다. KTH는 ‘파란닷컴’ 성공과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에 하락장 속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또 솔본도 계열사인 프리챌이 차별화된 커뮤니티 ‘섬’을 오픈한다는 소식과 ‘코스닥 옛 대장주 강세’ 흐름 속에 지난 3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사업 변화에 따른 평가는 각각=각 업체들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평가는 다양하다. CJ인터넷에 대해 현대증권 황승택 연구원은 “시네마 서비스에 대한 매각으로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됐다”며 매수의견과 목표주가 1만7500원을 제시했다. 동부증권도 목표주가를 1만5200원으로 상향했다. 반면 다음에 변화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삼성증권 박재석 연구원은 다음의 라이코스 인수에 따른 재무리스크 증가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4만500원에서 3만48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KTH에 대해서 아직 사업성을 평가할 시기는 아니지만 그룹을 막대한 지원에 힘입어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다. 대신증권 강록희 연구원은 “KTH가 경쟁업체들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상태인 데다 그룹 차원의 든든한 지지가 신규 사업진출에 따른 위험을 반감시켜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문제는 향후 수익성 =전문가들은 웹게임·검색 포탈 등으로 세분화되어있던 업종 간의 구분이 없어지는 추세지만 통합에 적응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사업을 접거나 기존 영역에서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록희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인터넷 업체들의 경쟁은 이제 수익성을 확인시켜줘야 할 단계에 왔다”며 “많은 업체들의 들어와 인터넷 시장이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통합시대에 대비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자신만의 영역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향후 인터넷 포털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주가도 덩치가 아니라 실적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