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증시, 탈동조화(Decoupling) 언제까지.’
8월 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고유가·테러위협 등의 악재로 내리막길을 걷는 사이 거래소시장은 동일한 악재 속에서도 견조한 지지력을 입증하며 사흘 연속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이 미 증시 약세를 극복하고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일단 최근의 탈동조화 현상에 대해서는 일시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으나 향후 국내 증시의 상승세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탈동조화=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미국 증시가 연중 최저수준으로 추락한 반면 국내 증시는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7거래일 기간 중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오름세를 이어왔으나 미 다우와 나스닥은 지난 10일 반등에 성공하기 전까지 각각 3 거래일, 5 거래일 연속 내림세였다.
미 증시 약세의 주 원인이 △유가급등 △테러 위협 △IT업황 둔화 등 한국 증시에도 동일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재료였던 점을 감안하면 한미 증시의 탈동조화는 뜻밖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시적 현상=하나증권은 최근의 탈동조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 경제에서 수출과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각각의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달랐을 뿐 그동안 이어온 두 나라 증시의 동조화 기조가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굿모닝신한증권도 “단기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구미권 증시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지난 2분기 이후 아시아권 증시가 급격한 가격조정을 먼저 경험한 데 따른 반등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전망=한국 증시가 미 증시 약세와 고유가 악재를 극복한데 이어 11일에는 전날 미 금리인상 소식에도 흔들리지 않고 상승세를 유지함에 따라 본격적인 반등 여부가 주목된다.
동원증권은 종합주가지수의 하방경직성이 확인된다면 상승탄력 기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김세중 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락에도 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추가 하락 위험 때문”이라며 “향후 700선 지지력이 확인되면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상승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하나증권 김진호 연구원은 “한미 모두 중기 하락추세로 접어든 만큼 한국 증시의 일시적인 상승은 지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는 보수적인 시장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