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내 데이터 전송 직렬방식 급부상

‘병렬’(패럴렐)’에서 ‘직렬’(시리얼)로.

 반도체와 휴대폰업계가 휴대폰 내 데이터 전송방식을 병렬에서 직렬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퀄컴, 노키아 등 주요 업체들은 직렬 방식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실상의 표준 확보 작업에 나섰다.

 휴대폰이 복합 멀티미디어 단말기로 변신하면서 데이터양이 급증하는 만큼 전송회로수가 늘어나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왜 직렬 방식인가=현재 휴대폰 내 연결회로수는 보통 40가닥에 이른다. 연결회로수가 늘어나면 전자파장애(EMI)가 발생할 뿐 아니라 전력효율도 떨어진다. 게다가 늘어나는 수치만큼 공간도 많이 차지하게 돼 소형화의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반면 직렬로 연결하면 병렬에 비해 연결회로 선을 10분의 1 수준인 4개 정도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저전압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어 전력효율도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회로수가 줄고 접속핀 수마저 적어짐에 따라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인쇄회로기판(PCB) 및 케이블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휴대폰에서 직렬 방식은 모뎀과 LCD 간 통신에 우선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 ‘모뎀-멀티미디어 프로세서’ ‘멀티미디어 프로세서-카메라센서’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표준을 선점하라=직렬 방식이 휴대폰용 칩 설계의 관건이 되면서 업체들 간 표준확보전이 시작됐다. 직렬 방식 기술의 표준을 확보할 경우, 향후 칩 및 휴대폰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렬 기술과 관련된 대표적인 민간 협의 기구는 퀄컴 등이 참여하는 ‘베가’와 노키아, TI 등이 주도하는 ‘MIPI’ 등이 대표적이다.

 퀄컴과 삼성전자는 ‘MDDI’라는 직렬 방식 표준을 개발하고 최근 시제품을 선보였다. 퀄컴과 삼성전자는 CDMA 휴대폰 진영에 MDDI 규격을 확산시켜 향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MIPI 진영도 지난 3월부터 직렬 방식 표준을 접수하는 등 활발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칩업체로는 TI, 내셔널세미컨덕터, 세이코엡슨, 르네사스, 롬, NEC 등이 기술을 개발중이며 자사 기술을 MIPI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MIPI 표준은 향후 유럽의 통신 방식인 GSM 진영의 표준으로 유력시된다.

 ◇어떻게 될까=각 진영 간, 각 업체 간에 세부적인 방식은 다르더라도 직렬 방식이 휴대폰의 멀티미디어 데이터 처리의 새로운 규격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 이윤태 상무는 “고용량 이미지 및 비디오 등 모바일 기기의 멀티미디어 지원능력이 날로 중요해짐에 따라, 병렬구조 한계를 극복하는 솔루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휴대폰 칩 설계에서 주도적인 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직렬 방식 기술 개발에 국내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반도체 설계업체 관계자는 “휴대폰용 직렬 방식 논의는 현재 초기 단계로 국내 업체들이 국내향에 맞도록 기술 개발할 경우, 주도적인 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함께 비메모리 반도체업체들도 직렬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