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드 그랜드 컨소시엄 발족`의미와 전망

군인공제회 중심의 초대형 VAN사업자 컨소시엄이 신규 법인 설립을 통해 시장에 진출하면서 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카드VAN시장 진출을 위해 호시탐탐 기존 업체 인수를 타진해 온 군인공제회가 산업계 해당분야의 리딩업체인 삼성 SDS, 우리은행, KT와 제휴한 만큼 그 여파나 파장은 결코 만만히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은행과 신용카드사의 스마트카드 발급이 본격화된다는 점에서도 이번 그랜드 컨소시엄의 출범은 관련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본지 3월 19일 16면 참조

 특히 이번에 출범한 스타밴코리아는 막강한 자금력과 업계를 리드하는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카드VAN의 카드 조회단말기 인프라인 스마트카드용 단말기를 활성화해 스마트카드 시대를 더욱 앞당기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컨소시엄이 구체화되자 은행과 신용카드사 등 금융권, 카드밴사와 카드조회단말기 업체들은 이해득실 파악에 바쁘다.

 ◇진출 배경=지난해 서울시교통카드시스템 구축사업 수주에 실패한 삼성SDS, 그리고 건설분야의 침체로 차세대 먹거리를 IT부문에서 찾아온 군인공제회는 이번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업계는 또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원츠’ 스마트카드 사업이 단말기인프라 부족으로 한계에 직면한 KT와 스마트카드 발급고객에게 이용 인프라를 제공해야 하는 우리은행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카드 인프라를 구축할 경우 군인공제회는 대주주로서 배당금 이익·주식 차익금·차입금 이자익 등을, 우리은행은 주거래은행으로서 부가사업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원츠 공동가맹점 확보가 가능해지며, 삼성SDS는 시스템 구축으로 인한 수익이 기대된다.

 ◇VAN업계 반발과 우려=공룡 컨소시엄 등장으로 가장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곳은 바로 카드VAN사다. 스타밴코리아가 자금력에 기대 업계 1위로 올라서는 것보다 우려되는 것은 업계의 공멸이라는 주장이다.

 카드VAN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체 VAN사의 수수료 수입을 합쳐봐야 연간 총 2000억원에 불과하고, 중소기업 업종이라 할 수 있는 시장에 거대기업이 참여한 것은 업계의 씨를 말리는 것”이라며 “과열경쟁으로 카드사의 VAN수수료 인하압력을 더욱 부추겨 업계의 수익구조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현재 VAN사가 결제대행으로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건당 80∼140원가량. 신규업체가 생겨날때마다 수수료가 인하된 것을 감안해 볼때 자칫 원가이하 수준의 수수료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중소 VAN업체가 인프라를 구축해 시장을 활성화하자 대기업이 사실상 무임승차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비판도 거세다.

 ◇시장 향배=현재 전국에 구축된 카드조회단말기는 약 150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컨소시엄은 기존 카드밴업체의 총판과 대리점을 포섭해 순차적으로 단말기를 교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단말기의 대부분은 VAN업체 간 경쟁심화로 거의 공짜로 뿌려지다시피한 무상 단말기다. 만일 스타밴코리아가 새 단말기를 무상으로 배포할 경우 자금난에 봉착할 수밖에 없어 컨소시엄의 성패 역시 ‘무상 단말기 문제’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얼마 안되는 결제대행 수수료만으로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감행해야 하는 것도 신규 컨소시엄에는 부담이다.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VAN망 구축 및 단말기 공급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대기업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각종 수수료 및 프로모션 수익, 단말기 판매수익, 전자화폐 정산수익 등 다양한 수익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