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일 미국은 30년 만에 다시 수성 탐사를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1974년부터 1975년까지 매리너 10호가 세 차례 수성 옆을 지나면서 촬영한 천여장의 사진이 우리가 수성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의 전부였다. 그로부터 30년, 인류는 그 동안의 기술력 한계를 극복하고 다시 수성 탐사에 도전했다.
수성 탐사선의 이름은 ‘메신저(Messenger)’, 전령사다. 그러나 이 탐사선이 무사히 수성 궤도에 안착해 지구와 수성 간에 진정한 메신저 역할을 하려면 7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태양의 강력한 중력을 피하기 위해 태양을 무려 15번이나 공전하며 조금씩 조금씩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제 7년 뒤면, 메신저를 통해 수성에 대한 여러 가지 중요한 비밀들이 밝혀질 것이다. 수성은 왜 65%나 철로 이뤄져 있을까? 수성이 지구 이외에 유일하게 강한 자기장을 갖는 내행성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태양에 가장 가까이 위치해 낮 시간의 온도가 섭씨450도를 넘는 수성에서 극지방의 얼음 같은 것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탐사가 시작되면 이런 의문들의 상당 부분이 밝혀질 것이다. 수성 지각의 구조와 성분, 수성의 지질학적인 역사, 수성의 아주 엷은 대기의 성질, 수성의 자기권, 그리고 수성 핵과 극지 물질 구조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얻어질 것이다. 또, 수성 전체에 대한 자세한 이미지 역시 최초로 촬영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류는 과거 화성과 금성 탐사를 통해 지구와 같이 딱딱한 표면을 갖는 행성들의 형성 과정에 대한 새로운 이론과 흥미로운 자료들을 얻어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수성의 탐사를 진행하려 하고 있다. 메신저의 탐사가 무사히 성공하여 수성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