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업계에 인수합병(M&A) 열풍이 불고 있다. 그동안 M&A를 고려하고 있다고만 밝히던 인터넷 선두 포털들이 본격적으로 M&A 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 최근 가장 큰 M&A 건이었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미국 테라 라이코스 인수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다음커뮤니케이션·NHN·SK커뮤니케이션즈·KTH 등 주요 포털들의 M&A는 어떤 분야의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질까.
◇주력 사업을 보면 M&A 시나리오 그려진다=M&A의 목적은 주력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 사업, 신규 사업 가릴 것 없이 사업 추진의 속도를 내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이 M&A이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 기업이 어떤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느냐, 혹은 어떤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느냐를 파악하면 M&A 대상 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다.
최근 M&A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인터넷 포털업체는 KTH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다. KTH는 블로그·지역정보·뉴스를, 다음은 쇼핑과 검색을 주력사업으로 가지고 갈 계획임을 밝혔다.
KTH는 현재 이 세가지 주력 사업 부문 중 블로그를 제외한 두가지 사업 영역에서는 M&A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KTH는 이미 뉴스 부문에서 국내 유수 스포츠지와 독점 계약을 한 바 있다. 여기에 KTH는 다른 콘텐츠업체와의 독점 계약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역정보 사이트와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검색 영역에서 이미 미국 테라 라이코스라는 세계적 인터넷 검색업체를 인수했다. 이제 쇼핑 부문만 남아 있는데, 이 또한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해외업체까지 인수 대상으로 지목해 놓은 상태다.
인터넷 포털 선두 업체 중 NHN은 검색과 게임, SK커뮤니케이션즈는 땅콩(게임)·네이트온(메신저)·싸이월드(커뮤니티)·네이트닷컴(검색)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어 이 중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사업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는 부문에서 M&A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M&A의 목적은 트래픽 높이기=이처럼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업계에서 M&A가 활발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업체의 인지도만 높다고 해서 모두 M&A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M&A 대상 업체 선정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과연 이 사이트를 인수해 트래픽을 높일 수 있을지다.
송영한 KTH 사장은 주력 사업인 뉴스 서비스를 키우기 위해 언론사와 콘텐츠 공급 계약보다는 인수가 더 유효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언론사 인수 및 지분 참여는 다음이 일간스포츠 지분을 가지고 있고, 몇몇 인터넷 포털이 고려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언론사를 인수해 많은 뉴스 콘텐츠를 확보한다고 해서 곧바로 트래픽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수의 궁극적 목표는 인지도 향상이 아닌 트래픽 높이기임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인터넷 포털에서 M&A 대상 업체 실사시 가장 먼저 파악하는 부문은 트래픽이다. 양사의 트래픽을 합쳤을 때 상위 업체의 트래픽을 추월할 수 있느냐를 살펴보는 것이다.
결국 과연 어떤 업체와 M&A설이 나왔을 경우 두 업체의 주력 서비스 트래픽을 합쳐보는 것도 M&A 성사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모 인터넷 포털업체 사장은 “최근 대부분의 인터넷업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 업체의 경우 2위권 이하 어떤 업체와 합쳐도 1위 트래픽이 나오기 힘들다”며 “그렇다고 1위 업체와 합쳐도 2위권 업체와의 격차를 현저하게 벌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몇 년간 M&A 대상에만 올라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조장은 기자@전자신문,je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