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을 넘기 위해 중견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기업에 이어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이같은 지원체계 설정은 중소 협력업체에게는 경제적, 기술적 혜택을, 중견업체에게는 빠른 제품 개발에 따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해 향후 협력관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디피엔지니어링, 주성엔지니어링,한국디엔에스 등 중견 반도체 관련 업체는 최근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은 자사와 거래하는 중소영세 장비 부분품 업체에 대해 지불 조건 개선, 기술지도 등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관계 제고에 나섰다.
에이디피엔지니어링(대표 허광호)은 협력업체가 개발부품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자사가 보유한 장비를 제공하거나 협력업체가 중장기 제품 개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자사 내부 자료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협력관계를 정립중이다. 이 회사는 또 최근 주 거래 은행과 대출 이자 등의 경비를 자사가 부담하는 형태로 ‘협력업체 구매자금 대출 협약’을 체결, 협력업체들이 납품 즉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기존 90일) 결제방식을 대폭 개선했다.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도 대금결제조건 개선과 더불어 협력업체의 개발 시행착오에 따른 비용부담을 흡수해 주는 등 영세 협력업체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 협력업체가 전체 장비 부분품의 60% 정도를 국산화 했을 때 기술지원을 해주는 등 부품의 실전 적용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디엔에스(대표 임종현)도 구매기획파트 내에 장비 부분품별 국산화 전담직원을 배치하고 이를 통해 국산화 능력을 보유한 협력업체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협력업체가 자사 네트워크에 직접 들어와 자신들이 보유한 부품과 기술을 제안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제안된 기술을 같이 검증하는게 이 회사의 대표적인 협력방안이다.
이들 중견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자업체들이 다양한 협력업체 지원방안을 내는 것은 제품 개발 주기 단축에 따른 빠른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협력업체와 유기적 관계를 맺어야만 빠른 제품 수명 주기에 대응해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납기 기한을 줄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실리도 포함돼 있다.
업계는 이같은 협력관계 구축이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 중소 영세 장비부분품 업계의 협력 사슬을 정착시키는 것이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동반 성장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 서정헌 부회장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분야 대기업의 중소기업 지원 대책과 함께 중소기업인 장비업체의 영세한 부분품 업체 지원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소자-장비-장비 부분품’으로 연결되는 이 같은 국내 반도체·LCD업계 수직 협력 사슬은 장비·부품 국산화를 가속화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