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의 성능과 가격을 결정짓는 3대 핵심 칩(방송 튜너 칩·베이스밴드 칩-CDM 칩·멀티미디어 칩)이 모두 국산화됐다.
이 같은 결실은 CDMA 방식 서비스 10여년 동안 휴대폰에 국산 반도체가 거의 채택되지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일로 위성 DMB 서비스가 세계 시장으로 확산될 경우 수출 전략제품으로 육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반도체 및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상반기 CDM 칩을 자체 개발한 데 이어 최근 인티그런트가 주파수 수신용 튜너 칩을, 엠텍비젼·코아로직 등이 멀티미디어 칩을 개발함에 따라 위성 DMB용 핵심 반도체가 사실상 모두 국산화됐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위성 DMB 단말기의 뇌(CPU) 역할을 하는 CDM 칩을 개발하고 일본 도시바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의 CDM 칩은 오디오, 비디오 등 위성 신호를 휴대폰에서 사용하도록 해주는 베이스밴드와 시청료 징수 및 관리 등의 응용 기능을 하나의 칩에 탑재했다. 전력 효율이 높은 것도 큰 장점이다.
전파수신기인 튜너 부분에서는 국내 벤처기업인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대표 고범규)가 튜너 모듈을 단일 칩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 최근 양산에 들어갔다. 특히 새끼 손톱보다 작은 크기에 튜너 기능을 설계함으로써 모듈 형태의 경쟁사 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티그런트 고범규 사장은 “휴대폰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전력효율 및 휴대폰 설계 부분에서 외산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엠텍비젼(대표 이성민)과 코아로직(대표 황기수)은 위성 DMB의 영상 및 음성 처리 기능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코덱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 각각 자사의 최첨단 멀티미디어 칩인 ‘mv8601’칩과 ‘헤라’칩에 탑재했다.
엠텍비젼 정상만 팀장은 “500만화소, 3D 엔진, MPEG4 등을 지원하는 칩에 위성 DMB 멀티미디어를 처리하는 기능을 구현했으며 향후 영상 및 음성 구현뿐 아니라 녹화(인코딩) 기능을 탑재한 칩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3대 칩 이외에도 반도체 설계회사인 매커스(대표 김태완)가 수신제한장치(CAS) 기능을 반도체에 포함한 칩을 내달 중 출시할 계획이다.
티유미디어 서영길 사장은 “핵심 부품들이 국산화되면서 위성 DMB는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 상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향후 고용 및 생산효과가 기대되는 한국의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DMB 서비스의 사업 결과가 부품 산업계에도 골고루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