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컴팩계 경영진 이탈로 전력 약화

휴렛패커드(HP)의 서버, 스토리지 사업이 부진한 것은 구 컴팩컴퓨터 경영진들의 이탈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HP의 서버, 스토리지 사업의 실적 부진한 반면 경쟁사인 델, IBM, EMC의 서버, 스토리지 사업이 잘 나가는 것에 대해 “컴팩 출신 유능한 경영자들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2002년 5월 컴팩 합병을 완료한 HP가 소화불량에 걸린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칼리 피오리나 HP 최고 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이 나온 직후 바로 이 분야를 담당하던 피터 블랙모어 부사장과 짐 밀톤 부사장을 경질했는데 두 사람 모두 컴팩 출신 경영자들이다.

앞서 HP의 서버, 스토리지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컴팩 출신 경영자들이 잇달아 HP를 떠났다. HP에 합병하기 전 컴팩은 스토리지 시장 선두였는데 최소 6명의 컴팩 출신 경영자들이 HP를 떠나 경쟁사인 EMC로 옮겼다.

또 컴팩 출신으로 전략에 능했던 매리 맥도웰 HP 전 부사장도 HP를 떠나 현재 노키아에서 일하고 있으며 컴팩의 CEO였던 카펠라스는 통신회사인 MCI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처럼 컴팩 출신 경영자들의 ‘엑소더스’로 합병 초기 13명에 달했던 컴팩 출신 경영자들은 현재 2명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컴팩의 빠른 기업 문화와 HP의 느린 기업 문화가 만나 HP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피오리나 체체를 견디지 못한 컴팩 출신 경영자들이 속속 떠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HP가 카펠라스 같은 유능한 사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데 본격 나서야 할 것”이라고 충고 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