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넷시큐어테크놀러지의 어울림정보기술 인수는 이전까지 나타난 보안업계의 인수합병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우선 두 업체 모두 코스닥 등록업체라는 측면에서 무게가 다르다.
외형적으로는 국내 보안업계에서 이뤄진 인수합병 가운데 사장 큰 규모다. 내실 면에서도 양사의 주력 분야가 다르고 나름대로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너지는 충분하다=넷시큐어테크놀러지의 어울림정보기술 인수는 단순히 매출 측면에서만 봐도 의미가 크다. 올해 상반기에 올린 양사의 매출을 합하면 132억4400만원으로 안철수연구소나 퓨쳐시스템 등 가장 큰 규모의 코스닥 등록 보안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된다.
갈수록 선두권 업체와 중위권 업체와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보안업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생존을 위한 기본 조건을 갖춘 셈이다. 물론 단순한 몸집 불리기는 아니라는 게 박동혁 넷시큐어테크놀러지 사장의 설명이다.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동혁 사장은 그 이유를 양사의 주력 분야가 다르다는 점에서 찾는다.
넷시큐어테크놀러지는 보안관제 등 보안 서비스 분야에 주력하고 있으며 어울림정보기술은 방화벽과 가상사설망(VPN) 등 보안 솔루션이 중심 사업이다. 따라서 넷시큐어테크놀러지가 고객에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필요한 보안 제품을 어울림정보기술에서 공급받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어울림정보기술 역시 보안 제품 판매 과정에서 필요한 보안관리 솔루션을 넷시큐어테크놀러지에서 받게 된다. 서로의 부족한 영역을 채워주면서 실적을 올리는 것이다.
박동혁 사장은 “양사의 법인 합병 등을 추진할 계획은 없지만 서로의 강점을 살린다면 국내 최대의 종합 보안업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넷시큐어테크놀러지의 어울림정보기술 인수 이전에 이미 시큐어소프트가 엑세스테크놀로지에 매각됐으며 하우리가 공개 매각을 추진하는 등 이른바 보안업계에 인수합병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업체 난립으로 인한 출혈 경쟁과 그에 따른 수익성 악화라는 빈곤의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국내 보안업계의 버티기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중소 규모 보안업체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업체에 인수되는 사례는 있었지만 그래도 자리를 잡고 있다고 평가되는 코스닥 등록업체마저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은 보안업계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결국 매출이 크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으며 현금 유동성이 양호한 3∼4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보안업체가 인수합병 등을 통한 자구책을 마련하거나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어울림정보기술 전격 인수를 밝힌 박동혁 넷시큐어테크놀러지 사장은 “현재 보안업계는 공격적인 경영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어차피 분야별로 1∼2개 업체가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모 보안업체의 사장 역시 “2∼3년 전부터 떠돌던 보안업계의 구조조정 바람이 이제 막 시작된 셈”이라며 “구조조정 과정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올해를 거치면서 보안업계가 매출 확대와 수익 확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며 반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