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증시 리더십 언제 되찾나.’
한국 증시의 흐름을 좌우해온 삼성전자가 지루한 횡보를 반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순이익 규모가 코스닥 기업 733개사 전체의 6배에 달할 정도로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 연초만 해도 삼성전자 한 회사가 코스닥 후방 기업 수십여 곳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달 4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이후 한 달 넘게 42만원을 전후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IT업종 주도주는 물론 한국 증시 대표주자로서의 위상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힘 빠졌나=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전반적인 증시의 상승세를 업고 한 달 만에 44만원대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18일 현재 간신히 43만원에 턱걸이한 상태다. 이는 지난 4월 연중 고점에 비해서는 30% 이상 떨어진 수준이다.
IT 제품 가격 하락에 따라 실적도 둔화되는 추세다. 최근 현대증권은 D램·LCD 가격 하락과 휴대폰 가격 경쟁에 따른 수익성 감소를 들어 삼성전자의 3분기 및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을 3조2640억원과 2조9000억원으로 각각 10%, 8%씩 하향조정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IT 하드웨어 분야의 부정적인 영업상황을 감안하여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싸긴 싼데=실적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여전하다. 회사 가치에 비해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한마디로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얘기다.
18일 동원증권은 4분기 방학철을 계기로 수요 확대가 예상돼 단기적으로 20% 가량의 주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평했다. 민후식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한국 증시의 부정적인 요인과 IT산업의 하강국면을 감안하더라도 절대적인 저평가 상태”라며 “단기는 물론 중장기 투자 측면에서도 매력도는 높다”고 설명했다.
◇경기불안이 걸림돌=문제는 이론적인 전망과 달리 삼성전자의 주가가 강한 반등 탄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현 주가수준이 ‘싸다’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IT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 때문에 선뜻 매수에 나서진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최근 한 달간 매수매도가 반복되면서 58%대에서 제자리 걸음이다.
현대증권은 “저가매수만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40만원대 중반에 안착하기는 힘들다”며 “△실적 추정치 상회 가시화 △유가 하락을 비롯한 대외 경제여건 호전 △국내 주식투자 자금 유입 증대 등이 선행되지 않는 한 기존 박스권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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