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반도체, 연료전지 등 차세대 IT산업이 ‘제조왕국 일본’을 견인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주요 제조업체 16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주요 제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3년간 일본내 생산을 늘리겠다는 기업이 전체 기업의 절반에 육박했다. 생산시설 확대를 계획 중인 업체들의 업종을 보면 LC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류를 이뤘고 10% 정도의 기업은 일본내에 공장 신설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외로부터 생산거점을 옮기겠다는 기업도 10%나 됐다. 이같은 결과는 일본의 제조업이 10년여 동안의 불황을 극복하고 수익성을 회복하면서 그동안 해외 중심이던 생산 체제를 자국내에서도 확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메이드인 재팬’ 자신감 회복했다=이번 조사 결과 일본 제조업이 잃어버린 10년을 뛰어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과 생산을 일체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 침체기를 겪으면서도 지속적으로 기술을 축적한 결과 이제 핵심 기술의 국내 생산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지금 일본 산업계에선 ‘국내는 세계적인 상품이 될 신소재 개발과 다른 국가들이 흉내낼 수 없는 생산기술을 연결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첨단 소재 및 기술에 의한 제품 생산은 당연히 국내에서 해야 한다’ 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생산 확대, 어떤 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지나=일본내 생산을 늘리는 품목으로는 전자업종의 경우 LCD, 유기EL 등 디스플레이 관련 제품과 정보기기의 전원제어 등에 이용되는 파워반도체, 시스템 LSI 등 주로 부품이 많았다. 이 밖에 일본이 경쟁력을 확보한 연료전지, 하이브리드차 관련 부품 등은 절대적으로 자국내 생산이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생산 확대도 추진 중이다.
◇향후 전망은=디지털 가전을 축으로 한 소비재는 최근 1∼2년 사이 신제품 출시에 걸리는 기간이 더욱 단축됐다. 결국 기술 혁신의 속도를 얼마나 빨리 가져가느냐가 세계 경쟁에서 이기는 열쇠인 셈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완성품 및 부품, 소재업체들은 개발·설계·디자인·생산의 융합기를 맞아 부품에서 완성품까지 전부를 기술력이 우월한 자국내에서 생산할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국내와 해외에서 생산하는 품목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전체의 74%가 ‘최첨단 상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국내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회답했다. 이는 ‘제품에 관계없이 소비지에 가까운 곳에서 생산한다’는 지금까지의 일본 업계 생산 스타일과 큰 차이를 보인다. 기존의 ‘소비생산 우선주의’가 ‘품목별 세계 최적 생산’의 전략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토너 등 핵심부품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캐논의 오테아라이 후지오 사장은 “개발 목표를 세운 후 단시간에 첨단 제품을 양산, 출하할 수 있다 ”는 게 국내 생산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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