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에 이어 국방과학연구소(ADD)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도 결국 재 입찰의 수순을 밟게 됐다.
19일 ADD측 관계자는 최근 입찰을 실사한 결과, 크레이코리아 한 개 기업만이 입찰에 참여해 프로젝트가 유찰됐으며 오는 31일 재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DD측은 1차 입찰의 유찰 배경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서울대학교 프로젝트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애초 유닉스 진영에서는 ADD측이 벡터형 슈퍼컴퓨터 업체에 유리한 기술규격을 제안, 처음부터 승산 없는 게임을 하게 됐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ADD측은 이와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ADD측 관계자는 “BMT로 제시한 애플리케이션 중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4개 본만을 제외한 십여 개 본이 모두 유닉스에서 돌아가는 상용 애플리케이션이었다”라고 밝혔다.
유닉스 진영이 프로젝트에 불참하는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도 ADD측 프로젝트 역시 예산 문제가 핵심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예산은 1000만 달러 규모로 알려져 있고 ADD가 요구한 실질성능은 250기가플롭스다. 문제는 벡터나 스칼라 진영 모두 실질성능 250기가플롭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론성능이 10테라플롭스에 육박하는데 결국 업체들이 제공해야할 시스템 규모(CPU 개수)는 어마어마한 숫자에 이르며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견해다.
이와 관련 BMT를 포기한 서버 업체의 한 관계자는 “스칼라나 벡터 진영 모두 ADD측이 요구한 250기가플롭스는 결코 만만한 규모가 아니다”라며 “BMT 조건 역시 일부러 벡터형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다기보다는 군 업무상 소스코드를 완전히 공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최적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경우 성능 구현 면에서 스칼라가 벡터보다 뒤지기 때문에 도전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결국 제반 상황을 종합하면 2차 입찰에서도 유닉스 업체의 대거 불참이 예상된다는 결론이다.
이에따라 서울대 프로젝트의 경우 재입찰에서 이례적으로 삼성전자와 한국IBM 등 2개 업체가 응찰을 해 입찰이 성립된 것처럼 ADD 프로젝트도 재입찰에서 경쟁 입찰이 성사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