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 및 전시회(IMID 2004:International Meeting on Information Display 2004)가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IMID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나아가 전세계 디스플레이 업체 및 학계의 정보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다. 어느덧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한 국내 디스플레이 위상을 알리고자 마련됐으며 올해로 4회를 맞는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 및 전시회는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학회인 SID가 아시아지역에서 개최하는 아시아디스플레이 행사와 함께 진행돼 미국의 SID, 일본의 FPD인터내셔널 등 세계 3대 디스플레이 관련 전시회 및 학술대회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다.
전시규모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6개국 114개사가 총 270 부스를 마련, 작년 대비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전시회와 함께 진행되는 콘퍼런스에는 한국, 미국, 일본,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대만, 벨라루스 등 20개국 전문가 1600명이 참석해 디스플레이 분야의 신기술 개발 내용에 대해 360여편의 논문을 발표된다. 논문 발표 건수도 작년 대비 20% 증가했다. 특히 전체 논문 발표의 40%인 150여편이 해외 논문으로 채워져 이제 명실 상부한 국제 세미나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콘퍼런스의 백미인 기조 연설은 NEC미쓰비시 전자의 영상사업부 H.마쓰다 사장이 ‘미래 평판 디스플레이의 요구조건’이라는 주제로, 미국 HP의 준 킴 부사장이 ‘미래 노트북 PC의 경향과 PC 시장 트렌드’에 대해 발표한다.
이번 IMID 전시회에는 국내외 디스플레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거물’들도 대거 참석한다. 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의 백우현 이사장(LG전자 사장),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이상완 회장(삼성전자 LCD 총괄),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손정일 사장, 삼성코닝정밀유리의 이석재 사장, 삼성SDI의 배철한 부사장 등 국내 대표적인 장비업체 사장인 주성엔지니어링의 황철주 사장, 한국디엔에스 임종현 사장 등도 전시장과 학술회의를 둘러볼 예정이다.
해외 인사로는 SID회장인 시게오 미코시바, 머크의 쉬렌켄바흐 부회장, NEC미쓰비시의 영상사업부 마쓰다 사장도 참석한다.
▲세계 디스플레이 중심은 동북아시아.
지난 5월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관련 세미나 및 전시회인 ‘SID 2004’ 행사장은 동양인 물결이었다. LCD, PDP, OLED 등 모든 디스플레이 생산이 거의 100% 동북아시아에서 이루어짐에 따라 필립스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전시업체는 아시아 기업들이었다. 발표된 논문 가운데 한국이 25%, 일본이 19%, 대만이 8%로 절반을 넘는 등 연구분야도 이제 중심이 동북아로 넘어왔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가장 큰 전시회 및 세미나는 역시 미국 중심의 SID(Society for Information Display) 행사다. 디스플레이의 기초 기술이 이곳에서 탄생했고 세계 최대의 시장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생산을 넘어 이제는 기초 기술 산실로 부상한 동북 아시아에서 SID와 맞먹는 전시회가 열려야 한다는 당위성은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계속 지적돼 왔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 소비 시장에서도 그리 머지 않은 시일 내에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돼 동북아에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전시회 및 학술대회의 필요성이 무르익고 있다. 이번 IMID2004 전시회는 이러한 고민을 담은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3회까지의 IMID는 특정 지역적인 성격을 띠었다면 이제는 명실 상부한 국제 행사로서의 출발을 시작하는 셈이다.
규모, 질적 수준 등도 이번에 한차례 업그레이드된다.
동북아 디스플레이 전시회 및 학술대회 유치를 둘러싸고 아시아 지역에서의 경쟁도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은 디스플레이 학술대회인 EDEX를 없애는 대신 FPD인터내셔널로 디스플레이 행사를 단일화했다. 대만도 수차례 열렸던 디스플레이 전시회를 정리, FPD타이완 행사로 통일했다.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의 이상완 회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지가 아시아인 만큼 아시아의 주요 국가인 일본, 대만, 중국과 연대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IMID는 국제 학술대회 및 전시회로써 세계적인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주요 CEO의 기조연설, 세계 저명 연사를 초청한 워크숍, 논문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논문 평가 수준 강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해외에서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는 IMID 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학술대회 및 전시회를 둘러싸고 한·일·대만 3국간의 경쟁이 보다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 전환 점 모색.
이번 IMID에서 다뤄질 또 다른 이슈는 전환기를 맞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추진 동력에 대한 모색이다.
한국은 생산기준으로 LCD, OLED 1위, PDP는 2위의 생산국이다. 세계 1위의 생산업체가 모두 한국에 있을 정도로 디스플레이 최강국으로 성장했다. 이제 디스플레이는 반도체를 넘어 국가 기간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LCD매출은 올해 200억달러, PDP는 20억달러, OLED는 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제 디스플레이 경기에 따라 한국이 울고 웃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LCD, PDP 등 2년 넘게 고속 성장을 질주 해왔던 평판 디스플레이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PDP는 여전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예상치에 못 미치는 것이 부담이다.
LCD는 18개월간의 가격 상승이 끝나고 가격이 폭락하고 있으며 출하량도 줄어들고 있다. 증상은 다르지만 위기를 맞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러한 위기는 기본적으로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생산량은 증가했지만 가격은 적정 수준으로 떨어지지 못하면서 수요를 촉발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해결책은 한 가지다. 패널 가격을 낮춰 수요를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예전처럼 생산 라인의 크기를 확대함으로써 얻어지는 원가 절감 효과로는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맞추는 데는 부족하다. 결국 혁신적인 신 공법, 신 재료의 도입, 개념조차 바꾸는 새로운 부품의 탄생이 요구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갈증을 이번 IMID에서 해결해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360편의 최신 학술 논문, 117개사의 최신 전시 제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IMID 행사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 전기를 마련하는 장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는 이유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