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박화영 신임 한국기계연구원장

“21세기 새 패러다임의 요구에 맞춰 미래 원천기술 조직을 오는 9월 말까지 새로 만들 계획입니다.”

최근 한국기계연구원의 수장을 맡은 박화영 원장(58)은 “기계연구원이 세계 일류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타깃이 명확한 첨단 원천연구가 불가피하다”며 “젊은 연구원 20∼30명이 중심이 되어 자율적으로 연구와 경영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박 원장은 “출연연구기관이 미래 원천기술을 개발한답시고 논문이나 발표해서는 곤란하다”며 “명확한 타깃을 설정한 후 중·장기적인 플랜에 따라 R&D가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출연연은 산업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연구해야 합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정보통신 등 어느 분야가 됐건 산업계와 연계가 되지 않는다면 연구기관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과학기술 개발의 실용주의·상용화 노선을 표방한 박 원장은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나름대로 안정적인 경영 기조 위에서 주변의 여론을 수렴해가며 분야별 미션부터 정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기계연이 그동안 해온 대표적인 기술 개발로 자기부상열차 연구를 꼽았다.

“애초 기술 개발을 시속 120㎞ 이하의 중·저속용으로 개발했다”고 말한 그는 “국립중앙과학관과 엑스포과학공원을 연결하는 작업이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해 기술 상용화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은연 중 강조했다.

“물론 자기부상열차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적으로는 완성됐다고는 하지만 안전문제 등 신뢰성 검토나 안전 인증 등이 마무리된 것이 아니기에 지속적인 지원을 해 나갈 것이고, 특히 국가 차원에서의 R&D투자가 이뤄지도록 뛰어다닐 것입니다.”

박원장은 또 “기계연을 질적인 경쟁력을 갖춘 연구소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 지급 등 연구원 사기를 진작시킬 관련 제도 개혁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수요자가 없으면 죽은 기술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연구의 방향을 전반적인 트렌드에 맞춰 해 나가다 보면 기계분야에서도 IT분야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같은 굵직한 기술을 내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박을 터뜨릴 연구 실적을 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내 놓고 말할 만큼 야심을 숨기지 않는 박 원장은 “연구도 연구지만 무엇보다 경영안정이 기본”이라며 “오는 9월 말까지 조직과 체계를 전반적으로 정비한 뒤 성과를 많이 내는 쪽으로 연구원을 이끌어 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