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EAI업체들 협력사 `물갈이`

제조업종에 이어 금융권에서 대단위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프로젝트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시장을 겨냥한 외산 솔루션업체와 파트너업체 간 협력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사전 영업능력 위주의 파트너십을 지향해온 EAI 전문업체들은 해당 분야 프로젝트 수주 이후 구축 노하우와 수행 능력까지 확보한 협력업체를 선호하면서 최근 2∼3년간 유지해 온 협력체계에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솔루션 업체와 기존 파트너사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해당 시장에서 두각을 보인 업체들까지 신규 협력사로 등장, 향후 프로젝트 수주·실행 성과에 따라 EAI 시장구도의 재편까지 예고하고 있다.

 ◇현황=한국비트리아테크놀로지는 지난 7월 중순 외환은행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던 씨오텍과 별도로 금융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모코코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최근 하반기 최대 EAI 수요처로 예상되는 신한·조흥은행의 대형 EAI 수주경쟁에 참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BEA시스템즈코리아도 최근 외환은행 프로젝트 경험을 가진 씨오텍과 새롭게 파트너십을 맺고 금융·공공 부문 수요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 회사인 피오라노도 최근 기존 국내 리셀러로 영업 측면에서 강세를 보였던 W사 대신 금융권 여신종합관리솔루션(CRMS) 시장에 선전하고 있는 누리솔루션과 새로운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피오라노는 기존 파트너가 영업능력은 강했으나 실행능력 면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어 금융권 프로젝트 경험이 많은 누리솔루션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7월 국내 법인을 설립한 엑스웨이코리아는 향후 본사의 준거(레퍼런스)를 토대로 금융시장으로도 영역확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배경=금융권 수요를 중심으로 한 EAI업체들의 협력구도 변화는 그동안 단위 업무 시스템간 통합 수준의 EAI를 거쳐 각 업무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아우르는 이른바 ‘전사통합’ 프로젝트 수요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은 업무 프로세스와 상품의 변화가 빈번해지면서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 통합이 필수요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EAI 업체들은 기존 영업력만으로는 프로젝트 수주와 수행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해당 분야의 특성과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정보와 구축 노하우를 가진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판단, 새로운 진용 갖추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객들이 최근 직접 EAI업체와 접촉하지 않고 기존에 친숙했던 파트너들을 통해 EAI와 관련한 문의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추세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EAI업체도 직접 영업을 벌이던 방식과 더불어 특정업종에서 인지도를 갖춘 파트너를 통해 간접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전망=앞으로 EAI 업체들의 타깃 시장별 파트너 찾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토마스 리 한국비트리아테크놀로지 사장은 “금융권은 물론 향후 2∼3개 정도의 산업에 특화된 업체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BEA도 아이티플러스·유클릭 등 기존 리셀러 업체들과 논의해 서로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특정업종을 기반으로 한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대현 엑스웨이코리아 사장은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영업능력이 뛰어난 종합 유통 업체들도 찾아왔지만 결국 업종에서 프로젝트 실행능력이 뛰어난 업체를 선정했다”며 “고객과 공급업체, 파트너가 서로 윈윈하려면 이 같은 추세를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이정환기자@전자신문, shake·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