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AS업체들 호황

5년 전 펜티엄3를 구입한 회사원 전재권 씨(43)는 새 PC구입과 업그레이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미 PC를 구입한 지 5년이나 흘러 새로 출시되는 게임과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실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PC를 바꿔줘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 결국 전 씨는 새 PC를 구입하기보다는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 신규로 구입할 때는 120만원 정도지만 업그레이드한 결과 약 15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경기가 장기 불황 조짐을 보이면서 PC 애프터서비스(AS)업계가 호황을 맞고 있다. 게임·교육용 프로그램 등 대용량 콘텐츠가 일반화되면서 PC는 보다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데 반해 불황으로 신규 PC 구입 대신 기존 PC를 업그레이드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PC AS 전문업체 PC구조대는 올해 7·8월 AS 신청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 PC구조대 가맹점 수도 지난해와 비교해 2배 이상 급증했으며 지방 점을 중심으로 가맹 문의도 배 이상 늘었다. 김성호 실장은 “PC 업그레이드 수요와 맞물린 문의가 부쩍 늘어 주변기기와 부품 공급을 위한 물류 센터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업그레이드뿐 아니라 AS까지 자동으로 받을 수 있어 PC AS점을 찾는 고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PC구조대는 이에 대표 전화(1577-1195)와 지역 가맹점 사이에 실시간 네트워크 체제를 구축하고 고객 문의에 대응하고 있으며 별도로 업그레이드 본체와 주변기기 분해 조립, 네트워크 구성 등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중이다.

 컴닥터 119 역시 PC 시장 불황 속에서도 가맹점을 통한 AS와 업그레이드 신청 건수가 작년에 비해 평균 20% 이상 늘었다. 이 회사 이병승 사장은 “단순한 AS뿐 아니라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는 고객이 최근 크게 증가했다”며 “이에 맞춰 PDA를 통해 재고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고 기존 점포망을 오프라인 위주로 정비해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PC 119 등 대부분의 PC AS업체가 경기 침체로 PC 신규 수요가 주춤함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비해 매출과 주문 건수가 폭증하면서 불황 속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