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닷 케이아르(한글.kr)’ 도메인이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다시 실효성 논란에 휘말렸다.
인터넷주소창에 영문 입력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도입된 한글 닷케이알 도메인의 재등록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과연 필요한 서비스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글 닷케이아르 도메인은 지난해 8월 공공기관 및 학교 등을 대상으로 1단계 등록을 받았다. 따라서 이들 공공기관은 사용기간 (1년)이 만료된 이달 말까지 해당 도메인을 재등록해야만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재등록률은 아직 유예 기간이 한달 가량 남아 있긴 하지만 50∼6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무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 측도 “명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영문 닷케이아르에 비해 초기 재등록률이 저조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글 닷 케이아르 도메인 현황=한글 닷 케이아르는 예컨대 ‘mic.go.kr’라는 영문 대신 ‘정보통신부.kr’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한글 닷 케이아르 도메인은 안정적인 시행과 도메인 스쿼터로부터 상표 및 상호를 보호하기 위해 3단계로 나뉘어 등록을 시행했다. 1단계는 공공기관, 2단계는 상표·상호권을 가진 도메인, 3단계는 1등록증 1도메인이라고 해서 기업은 사업자등록증, 개인은 주민등록증 1개당 도메인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등록유효기간은 1년 단위. 따라서 1단계 공공기관의 경우 만료기관이 8월이다. 그러나 1단계에서부터 재계약률이 저조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전체 등록도 10여 만건으로 ‘영문.kr’ 방식 도메인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가장 큰 문제는 불편함=한글 닷 케이아르 도메인의 등록률 및 재등록률이 저조한 이유는 사용의 불편함 때문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 브라우저나 메일프로그램이 아직 이를 표준으로 지원하지 않아 한글 닷 케이아르 도메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정통부 홈페이지 등에서 별도의 플러그인을 내려 받아야 한다. 시민단체 피스넷의 전응휘 사무처장은 “한글 닷 케이아르 도메인은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이에 따라 클라이언트, 서버 운영자 모두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글 닷 케이아르를 주소창에 입력하기 위해서는 ‘한·영키’ 변환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도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한글 닷 케이아르는 오히려 넷피아 등이 선보인 한글 키워드 서비스의 장점을 부각시켜 이 서비스의 이용률만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주장도 있다.
◇대책은 없나=한글 닷 케이아르 도메인을 플러그인 없이 쓸 수 없는 이유는 한글 인식 코드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문은 1바이트면 가능하지만, 한글은 2바이트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다국어 표준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면 가능하지만, 쉽게 성사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다국어 표준이 인정되면 ‘한글.한글(한글 닷 한글)’ 도메인도 가능하지만, 기존의 국제적 네임 서버 환경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정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대안으로 가격인하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아사달 도메인사업부 심재춘 부장은 “최선은 아니지만, 가격을 내릴 경우 마케팅 차원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영문 닷 케이아르와 한글 닷 케이아르의 소비자 가격이 2만2000원으로 같아 한글 닷 케이아르에 대한 관심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전자신문, je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