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스카이라이프 통합제휴 의미와 전망

마이크로소프트(MS)와 스카이라이프 간 협력 추진은 국내 방송시장은 물론, 향후 급팽창이 예상되는 홈서버 시장 주도권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국MS 고위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와의 협력은 큰 틀에서 MS의 방송 시장 진출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X박스는 브로드밴드와 접속할 수 있는 단말기이기도 하다”며 향후 국내 브로드밴드 시장 내 MS 영향력 확대를 시사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MS가 내년 초 만기가 돌아오는 KT의 전환사채(CB) 5억달러를 빼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 돈의 일부가 스카이라이프와의 협력 모델에 투자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방혁명 신모델=MS는 X박스의 영역 확장을 위해 올초 ‘미디어센터에디션4 X박스(일명:X박스 익스텐더)’라는 신버전을 북미시장에 내놨다. 한국MS의 관계자는 “‘익스텐더’는 ‘X박스’ 본체를 변경하지 않고 새로운 하드웨어와 통합하기 위해 만든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스카이라이프의 위성수신셋톱박스와의 통합은 익스텐더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스카이라이프는 내년 하반기 개임용비디오리코더(PVR)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이를 X박스와 통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통합의 힘=MS와 스카이라이프는 통합을 전제로 한 ‘마케팅 파워’를 기대한다. MS는 게임기 시장에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스카이라이프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케이블TV사업자와 각각 버거운 승부를 펼치고 있다. 통합 셋톱박스를 내놓을 경우 양사는 같은 마케팅 비용으로 2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국MS의 관계자는 “구체적인 마케팅 효과를 밝힐 수는 없지만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 측도 “우리는 위성방송 보급을 위해서 가능한 한 모든 협력을 모색하며, MS도 보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통합이 실현될 경우 국내 게임기 시장과 유료방송 시장에 파장이 예고된다.

 ◇MS 방송 공략=한국MS는 통합박스 논의와 함께 MS의 방송솔루션을 스카이라이프에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MS로선 스카이라이프와 제휴를 맺으면 방송 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MS는 지난달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을 신설하며 방송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MS는 지상파인 KBS에 네트워크프로덕션솔루션(NPS)을 제안한 상태”라며 “스카이라이프 외에 케이블TV사업자들과도 접촉을 시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X박스의 ‘홈서버’ 도약=X박스는 단순한 게임기 시장보다 거실을 장악하는 ‘홈서버’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국MS의 관계자는 “(MS는)X박스를 브로드밴드에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브로드밴드킷’을 옵션으로 판매하는데 국내 시장의 경우 (엑스박스 구매자의)80%가 이를 산다”며 “이는 다른 지역의 40%선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즉 X박스는 MS의 브로드밴드 접속 단말기 보급을 의미하는 셈이다.

 X박스에 위성방송 수신 기능이 추가될 경우 게임기, 인터넷, 방송을 포괄하는 홈서버로 한층 강화될 수 있다. 통합박스에 디지털방송콘텐츠를 녹화할 수 있는 PVR 기능을 포함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5억달러’ 잔류(?)=MS는 내년 1월 KT와의 5억달러 규모 CB계약을 끝낼 예정이다. 국내에 들어온 5억달러가 다시 해외로 빠져나가는 셈. 이는 반대로 MS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 내에서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있을 경우 이 자금을 활용할 개연성이 있다는 의미다. 한국MS의 고위관계자는 “자금 운용은 본사가 결정할 몫”이라면서 “MS 본사가 판단키에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이벤트가 (한국에)있다면 (투자가)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와 MS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데다 MS의 5억달러까지 고려 사항이 될 수 있어 양사간 통합셋톱 추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