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국내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가 게임기 ‘X박스’와 위성수신 셋톱박스를 하나로 묶는 통합 셋톱박스의 개발 및 보급을 추진한다.
특히 양사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선보일 통합박스는 개인용 비디오 리코더(PVR) 기능까지 구현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방송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MS의 고위관계자는 24일 “스카이라이프 측에서 위성수신 셋톱박스와 X박스를 통합해 보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 본사에 보고한 후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 역시 이날 “다음달 초까지 구체적인 비즈니스 제안서를 한국MS에 제출키로 했으며, 이를 위해 X박스와 관련된 정보를 한국MS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이를 위한 전담반을 구성할 예정이며, 한국MS측은 지난달 신설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이 이를 담당할 계획이다.
양사가 추진하는 통합 박스는 MS가 올초 북미시장에 선보인 ‘미디어센터에디션4 X박스(일명:X박스 익스텐더)’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위성수신기능을 탑재한 것이다.
한국MS는 “(통합 셋톱박스 개발은) 기술적으로는 내년 1분기나 2분기쯤이면 가능하다”고 밝혔고 스카이라이프는 “내년 하반기 통합 셋톱박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를 방송솔루션, 코덱, 셋톱박스 등을 앞세워 방송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MS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가입자를 확대하려는 스카이라이프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풀이한다.
실제로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가능한 한 모든 협력 모델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라며 “MS와의 협력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양사가 통합 셋톱박스 보급에 나설 경우, 같은 마케팅 비용으로 두 배의 가입자 확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양사는 통합 셋톱박스 추진을 위해 다음달 초 스카이라이프의 비즈니스 제안서를 바탕으로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국MS의 관계자는 “10월 초 본사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을 이끄는 킴벌리 틸 부사장의 내한을 추진중”이라며 “이때 스카이라이프와의 협력에 대한 MS 측 방향이 가닥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본래 X박스도 단순히 게임시장 공략보다는 ‘홈서버’ 등 차기 거실의 패권을 노린 단말기”라며 “X박스가 향후 방송 수신 기능을 갖추면서 영역 확장을 통한 홈서버로 도약을 시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