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고향도 자국어인터넷조소 매력에 흠뻑’
108년만에 돌아온 올림픽 열기로 휩싸인 그리스가 자국어인터넷주소 서비스에서 만큼은 다른 유럽국가를 선도하고 있다.
자국어인터넷주소란 인터넷주소를 기존 http://www.○○○○.com 또는 http://www.XXXX.co.gr 체계 대신 간단한 자국어 주소만 입력하면 바로 해당 사이트로 연결되도록 해주는 한글인터넷주소의 외국 현지화 개념.
즉 그리스에선 그리스어로된 주소만 입력하면 지금까지 영어주소처럼 헷갈리거나 엉뚱한 곳으로 연결되는 불편함을 없앨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그리스는 자국어인터넷주소 전국서비스를 앞두고, 시범서비스가 한창이다. 그리스의 자국어인터넷주소서비스는 올림픽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5월, 한글인터넷주소 주관업체인 넷피아와 현지 정보화기관인 INA(Southeastern Europe Telecommunications & Informatics Research Institute)사이에 협력 제휴가 이뤄지면서 급진전됐다.
올림픽이 지구촌의 축제임과 동시에, 그리스 자국인들에게도 더 없는 자긍심과 화합의 무대인 만큼 인터넷을 통해서 전국민적인 참여와 관심을 불러온다는 취지를 담은 행보였다. 실제 INA측은 올림픽 붐과 함께 인터넷활용 활성화에 그리스어주소 체계도입이 효과적이라는 판단 아래, 서비스도입을 전격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어 인터넷주소체계 시행은 자국어인터넷주소서비스 비영어권 국가 확대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 사안이다. 영어를 쓰되 영어가 모국어가 아닐 뿐더러 로마자 체계를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그리스어체계를 사용하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INA는 이번 그리스어주소체계 도입이 자국내 정보격차 해소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스어로된 주소를 쓰게 됨으로써 그간 인터넷 사용에 불편함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INA는 그리스의 유럽내 입지조건을 충분히 활용해, 남동유럽의 국가들로 자국어인터넷주소서비스 및 관련 솔루션을 보급하는 사업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그리스 자국어인터넷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판텔리스 안젤리디스 INA 사무총장은 사업추진 의미를 묻는 본지의 이메일 질의에 의욕에 넘치는 대답을 보내왔다. 그는 “자국어 인터넷주소서비스는 유럽 국가들 중 로마자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들에 꼭 필요한 솔루션”이라며 “특히 남동유럽과 흑해 연안국가들의 전자정부 구현과 국민 정보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테네 올림픽에 집중된 전세계의 이목이 다시 한번 그리스의 자국어인터넷주소서비스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스인 자국어주소 사용해 보니
자국어인터넷주소를 활용하고 있는 5명의 그리스인이 이메일을 통해 본지에 이용소감을 보내왔다. 이들은 자국어인터넷주소가 “획기적 아이디어”라고 입을 모았다.
“직접 써보았는데 참 신기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데 매우 편리한 기술로 그리스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콘스타스 로아니스)
그리스어로 된 인터넷주소를 경험한 현지인들의 첫 반응은 “신기하다”이다. 인터넷이 영어권에서 발생했고, 그 언어도 영어로만 됐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스어 주소도 인터넷에 통용된다는 사실에 그리스인들은 자긍심마저 느끼고 있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의 사람들에게 가로 막혀 있던 언어장벽을 그리스어 인터넷주소기술를 통해 극복할 수있을 것 같아 매우 기뻤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국가들에게도 이 기술이 조속히 확산되었으면 좋겠다.”(벨로리스 로아니스)
자국어주소의 가장 큰 매력은 그리스인들 역시 인터넷에서 ‘언어의 장벽’을 허물어냈다는 점으로 모아지고 있다. 영어를 전혀 모르더라도 자국어만 쓸 줄 알면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해 서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어 인터넷주소를 사용해 보니 이것을 통해 기업의 브랜드와 이름을 인터넷주소로 사용하여 프로모션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같다. 서비스가 상용화 된다면 어려운 영어주소가 아닌 그리스어로된 인터넷주소는 기업 홍보를 하는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을 것이다.”(바실레아디스 아킬레라스)
그리스의 산업에서도 인터넷주소는 곧바로 기업브랜드로 인식돼가고 있다. 어떤 주소를 갖는가가 기업의 경쟁력의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국어로 된 주소를 확보하는 것이 기업브랜드 전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빠르게 인식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인터넷 환경은 영어일색이다. 이때문에 그리스인들의 철학과 유구한 역사가 담긴 그리스어 사용이 보이지 않는 위협을 받고 있었는데 이러한 신기술을 통한다면 그릭문자가가 인터넷상에서도 찬란한 그리스 문화를 전달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 이다.”(니콜로폴로 디미트라)
그리스인들은 또한 언어가 국가 문화를 반영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자국어 인터넷이 그만큼 자국어와 자국문화를 지키는 중요한 방편이란 점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는 유럽공동체에서 기업을 제외하고 개인별로 가장 낮은 인터넷 보급율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만약 그리스어인터넷주소가 보급된다면 개인들의 인터넷 보급을 더욱 촉진시켜 인터넷을 활성화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아 기대가 크다.”(치보글로 크리스티나)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주간 한글인터넷 주소 이슈
http://이원희= 28회 아테네올림픽에서 시원한 한판승으로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국가대표 유도선수 이원희. ‘한판승의 마술사’로 불리는 이원희는 이번 금메달 획득으로 네티즌의 인기도 한몸에 받았다.
http://메기= 남부와 영동지방 등에 집중호우를 뿌리며 60억원의 재산피해를 남긴 제15호 태풍 ‘메기(MEGI)’가 한글주소 인기에서도 태풍급 위력을 발휘했다. 한글인터넷주소 ‘http://메기’는 기상청의 홈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
http://양태영= 올림픽에서 심판 오심으로 금메달을 놓친 양태영 선수의 공동 수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제2의 오노사태’로 불거지며 대한체조협회의 늑장대응을 비난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http://올림픽= 이번 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202개 IOC 전회원국에서 참가, 사상최대 규모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http://올림픽’은 대한민국선수단 공식홈페이지로 연결된다.
http://이부영= 열린우리당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의 의장직 승계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기도 급상승했다. 의장직에 오르자마자 한나라당을 겨냥한 직격탄을 연일 날리며 네티즌들 사이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http://철도= 고속철도의 잦은 고장과 지연운행으로 승객들의 원성이 자자한 가운데 직원들의 뇌물수수 스캔들까지 터져 곤욕을 치루고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http://철도’가 주간 인기순위에 새로 진입했다.
http://서울시세금= 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재산세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소창에 ‘서울시세금’을 치는 네티즌들이 늘어났다. ‘http://서울시세금’은 서울시 지방세 전자고지납부서비스 페이지로 연결된다.
http://국립중앙박물관= 중국의 고구려 역사왜곡으로 역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데다, 여름방학이 끝나가는 시점에 박물관 견학 숙제가 밀린 학생들까지 한꺼번에 몰린 탓에 유례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http://감우성= 베트남전을 그린 전쟁공포영화 ‘알포인트’의 선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지성파 배우 감우성이 한글인터넷주소 인기 순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http://신기남= 부친의 친일전력과 이에 대한 은폐의혹으로 취임 3개월 만에 의장직에서 물러난 신기남 전 의장의 홈페이지 ‘http://신기남’도 찬반양론의 격전장이 됐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미니캠페인: 콘텐츠(contents)→ 꾸림정보
내용물, 담긴 것 등의 의미를 가진 ‘콘텐츠’는 어떤 우리말로 바꿔쓰는 게 가장 적합할까. 국어연구원은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투표를 통해 콘텐츠에 가장 적합한 우리말로 ‘꾸림정보’를 채택했다. 총 996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꾸림정보는 총 54%(547명)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속거리’(24%), ‘벼릿감’(18%), ‘(전자)쓸모’(1%) 등의 대답이 이어졌다. 결국, 전철용(roturius)가 제안한 ‘꾸림정보’가 콘텐츠의 대신 말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