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 보안시장에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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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국내 보안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국내 보안시장 진출이 확정됨에 따라 국내 보안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방화벽과 가상사설망(VPN) 통합 소프트웨어인 ‘ISA(Internet Security & Acceleration) 서버 2004’를 오는 10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사업성 검토를 끝내고 초기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국내 영업에 필요한 협력 업체 선정도 거의 마무리됐다.

 10월 제품 발표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착수, 올해 내에 국내 보안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가격 대비 성능은 자신있다=ISA 서버 2004는 방화벽과 VPN 기능을 통합한 것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여주는 웹 캐시 서버의 역할까지 1인 3역을 담당한다. 지난 2001년 외국에서는 ISA 서버 2000 버전이 나왔지만 국내 출시는 하지 않았다. ISA 서버 2004는 미국에서 지난 7월 출시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은 ISA 서버 2004가 가격 대비 탁월한 성능을 낸다고 자신감을 나타낸다. 자체 평가 결과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다른 제품과 비교해 성능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이 제품은 데이터의 외형만을 검사하는 패킷 필터링뿐 아니라 숨겨진 상태에서 들어오는 외부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필터링도 가능하다. 패킷 필터링 기능만으로 기가비트 환경을 거뜬히 지원한다. 특히 웹 캐시 서버가 통합돼 있기 때문에 별도로 프록시 서버를 만들지 않아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지만 가격은 대략 170만원이 될 전망이다. 물론 하드웨어 가격과 윈도 서버 가격이 더해져야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500만원 정도면 방화벽과 VPN 통합 솔루션이 완성된다. 어림잡아 계산해 봐도 비슷한 성능을 내는 기존 제품에 비해 절반 수준의 가격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제품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하드웨어에 이를 설치해 하나의 솔루션으로 만들 수 있는 협력 업체를 3개 정도 확보했다.

 이 제품의 국내 사업을 맡고 있는 김현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차장은 “ISA 서버 2004는 많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중에서 완성도 측면으로는 최상위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며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환경에서는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MB 시장에 돌풍 예고=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방화벽 시장은 약 95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VPN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900억원 규모다. 이는 국내 보안시장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른바 국내 보안시장의 최대 격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국내 보안 시장 진출 분야로 방화벽과 VPN 통합 제품을 선택한 이유도 그만큼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진입의 여지가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특히 중소·중견기업(SMB) 시장의 경우 ISA 서버 2004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고 분석한다.

 최근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발표한 일본 보안시장 조사 결과 중 일본 내 방화벽 시장 점유율을 보면 체크포인트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는 ISA 서버가 효자 상품의 하나로 대접받는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국내 관련업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경수 시큐아이닷컴 사장은 “이미 상당수의 외국 업체가 국내 보안시장에 진출했지만 토종 업체에 밀리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다만 가격 경쟁력과 기술 지원 체계를 갖추게 되면 SMB 시장에서 반향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