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은나노기술’이란 말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세탁기에서부터 자동차 시트, 칫솔, 비누, 심지어는 속옷에 이르기까지 이 첨단 기술의 활용범위는 하루가 다르게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폴리머 인터내셔널’에 한양대학교 섬유고분자공학과의 대학원생 여상열씨와 지도교수 정성훈 박사가 은나노기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지 1년여만의 일이다.
은나노란 말 그대로 머리카락의 1만분의1 크기인 나노 단위로 은을 아주 작게 만든 것을 말한다. 질병을 유발하는 650가지 이상의 미생물을 죽이면서도 인체에는 무해한 은을 나노 크기로 만들어 각종 가전제품과 섬유에 적용시킴으로써 은의 탁월한 항균·살균 효과가 나타나도록 만드는 기술이 바로 ‘은나노 기술’인 것이다.
정 박사 팀은 나노 사이즈의 은 입자 표면을 극대화함으로써 항균효과를 최적화해 경제적인 응용가능성도 실현시켰다. 이 기술이 응용된 제품으로는 은나노가 함유된 섬유가 가장 대표적이다.
또 세탁기의 경우, 수돗물이 공급되는 곳에 은판을 설치하고 여기에 전극을 연결시켜 은판에서 빠져나온 은이온이 세탁물을 살균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은나노 기술은 핸드폰의 전자파 또한 차단할 수 있다. 미세한 은 입자를 핸드폰 케이스에 뿌리거나, 은으로 전기가 통하는 테이프를 만들어서 LCD 표면에 붙임으로써 화면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차단하도록 만드는 것도 이제 시간문제다.
나노기술만큼 생활과 밀접하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신기술분야도 없을 것이다. 나노기술은 이미 우리의 삶을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으며, 그 첫 번째가 바로 가전제품의 혁명을 가져오고 있는 ‘은나노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