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서버 플랫폼의 등장으로 기존 서버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인텔이나 AMD의 범용칩을 기반으로 한 서버들이 하이엔드 시장을 본격 공략하면서 ‘하이엔드=메인프레임과 유닉스, 로엔드=IA 서버’로 요약되는 기존 시장 구도를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64비트 인텔 아이테니엄에 이어 AMD 옵테론, 인텔의 64비트 제온칩인 노코나 등 64비트 범용칩이 등장하면서 서버 제품의 이 같은 현상에 속도가 붙었다. 여기에 윈도나 리눅스와 같은 OS가 데스크톱 영역에서 벗어나 서버용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서버 시스템의 조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그야말로 중대형 서버는 칩과 OS 조합에 따라 10여개의 서로 다른 플랫폼이 경쟁하는 형국이 됐다.
이에 따라 한국IBM·한국HP·한국썬·한국후지쯔·한국유니시스 등 대형 서버업체들은 각 서버 플랫폼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시장 공략 방안을 두고 고민을 하고 있다.
◇대체 플랫폼이 부상한다=메인프레임과 기존 유닉스 시스템이 분할해 온 하이엔드 시장에서 유닉스, 리눅스, 윈도 등 3개 OS와 아이테니엄칩이 결합한 하이엔드 서버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나 포스코 등 IT를 선도하는 주요 대기업들이 이미 △유닉스+아이테니엄 △리눅스+아이테니엄 등으로 조합된 서버 플랫폼을 기존 유닉스 기반의 정보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 또 최근엔 단위 업무의 통합을 위해 메인프레임 대신에 리눅스 OS를 함께 사용하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중형 유닉스 서버를 64비트 아이테니엄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와 관련, 한국HP의 심상국 전무(공공영업 담당)는 “상반기 시행된 주요 공공 기관 프로젝트의 시스템 사양을 살펴보면 64비트 아이테니엄 서버가 유닉스와 함께 제시될 정도로 64비트 아이테니엄 서버가 하이엔드 분야 주력 시스템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수요처에 대한 수성 전략 부심=이 같은 서버 시장의 변화로 서버업체들은 고민에 빠졌다. 서버 플랫폼의 다변화라는 시장의 흐름을 타기 위해서 아이테니엄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하는 동시에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와 같은 기존 제품의 수요도 유지해야 하는 쉽지 않은 문제를 안게 됐다.
최근 알파칩 기반의 서버로는 마지막 제품을 출시한 한국HP는 2006년 이후에 교체주기를 맞는 알파 고객을 지켜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한국HP는 알파 서버의 OS인 ‘트루64’ 기술을 이전한 새로운 ‘hp-ux’ OS가 출시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렇게 쉬운 과제는 아닐 것이란 분석이다.
메인프레임 외에도 i시리즈(AS400)라는 중형 서버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IBM의 고민도 깊다. 한국IBM은 i시리즈 마니아층과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인해 역시 고객들이 쉽게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 역시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서버 전략 가동=HP는 장기적으로 인텔의 아이테니엄 서버에 무게 중심을 둔다는 전략이다. 한국HP는 논스톱 서버(탠덤)와 아이테니엄 기반의 무결성 서버, 리스크(RISC) 기반의 유닉스 서버 등 고성능의 서버 플랫폼을 오는 2007년까지 모두 아이테니엄 기반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국IBM은 다양한 서버 플랫폼을 모두 가져가는 다원화된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메인프레임인 z시리즈 고객의 이탈을 막고 애플리케이션과 서버의 통합을 요구하는 고정 고객에게는 i시리즈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성능이 대폭 향상된 p5칩 출시를 계기로 p4로 확보한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32비트 범용칩 기반 서버 시장에서는 당분간 아이테니엄보다 노코나 서버를 우위에 놓고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한국후지쯔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본사 차원의 공조가 본격 시작되는 2006년 이후 서버 전략이 전환점을 맞게 될 전망이다. 한국후지쯔는 이 시기에 대비해 기존 솔라리스 고객을 사전에 좀 더 많이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관련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IA 서버 전략도 본격 가동, 레드햇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으며 IA 서버인 프라이머지에 리눅스를 포팅하는 ‘플리데스’ 제품을 연말경 출시할 방침이다.
한국썬은 후지쯔와 제품 공조 외에 인텔 서버 및 AMD 서버로 제품 라인을 확대했다. 한국썬은 범용칩 서버 전략에선 여전히 윈도 세확산을 견제, 리눅스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밖에 한국유니시스는 9월 초 64웨이의 하이엔드급 아이테니엄 서버를 출시하고 로엔드급 제품에서부터 하이엔드급 제품까지 인텔 서버 라인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그간 윈도 위주의 서버 전략을 리눅스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etnews.co.kr
서버업체 영업전략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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