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도 전자금융업 진출

통신회사 등 비금융기관의 일부 금융업 진출이 법적으로 가능해져 통신과 금융의 급격한 융합을 예고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전자금융거래의 확산에 따라 기존 법률로는 제반 법적 문제의 명확한 규율에 한계가 있다며 3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자금융거래법(안)을 입법예고했다. 재경부는 지난해 8월 같은 내용의 법안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심의중 16대 국회가 종결하면서 법안이 자동 폐기된 바 있다.

 법률안은 전자금융업무는 원칙적으로 금융기관이 제공하지만 전자지급과 관련된 일부 전자금융업무는 통신회사 등 비금융기관의 경우에도 금감위의 허가·등록 후 영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일부 전자금융업무는 전자화폐의 발행 및 관리, 전자자금이체, 직불 및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 및 관리, 전자지금결제대행업무 등이다. 그러나 비금융기관 전자금융업자는 이용자에게 대출 등 신용을 제공할 수 없으며 이자지급을 보장하는 수신행위, 그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유사수신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 법안에서는 접근장치의 위변조, 또는 해킹에 의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융기관과 전자금융업자들이 책임을 지도록 했다.

 또 금융기관 및 전자금융업자는 접근장치의 위변조 또는 해킹 등에 의해 발생한 이용자 손해에 대해 과실유무에 상관없이 책임을 지게 된다. 다만 대통령령에서 정한 이용자 고의나 과실, 기타 불가항력 상황인 경우 이용자가 책임을 부담한다는 약관에 동의했다면 금융기관은 일부 책임을 면할 수 있다.

 비서면성·비대면성이라는 전자금융거래의 특성을 감안해 거래내용을 해당 전자적 장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이용자가 거래명세의 서면제공을 요청시 2주내에 제공토록 했다. 이용자가 오류를 통지한 경우 금융기관은 조사·처리한 결과를 2주이내에 이용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와 함께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항도 마련했다. 금융기관과 전자금융업자에게 금감위가 정하는 안전성·건전성 기준의 준수 및 거래기록을 생성토록 하고 이를 5년간 보존하도록 의무화했다. 계약시 금융기관은 약관을 이용자에게 공개토록 하고 이용자가 요청시 전자메일 등을 통해 설명하도록 했다.

 이번 제정안은 앞으로 법제처 심사 및 차관회의(9월 23일 예정)와 국무회의(9월 30일 예정) 의결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10월 초에 정기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제정안이 정기국회에서 입법 완료될 경우 하위법령의 제정을 거쳐 이르면 2005년 하반기부터 시행된다고 재경부는 밝혔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