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펀드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능성 있는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큰 업체를 발굴해야 합니다.”
최근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업체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엠텍비젼의 이성민 사장(43)은 벤처 열기가 다시 살아나려면 세계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대마’를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제가 알기로 화교권이나 유대계의 자금력이 있는 업체 및 금융권에서는 투자 수익만을 고려한 분산 투자보다는 민족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만한 업체들에 투자를 집중,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유대계나 화교계에서는 세계 시장에서 어깨를 겨룰만한 업체들을 기르고 이들로 하여금 재투자를 하게 함으로써 벤처 생태계의 선순환적 생존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나라 벤처 산업의 구도도 유대계와 화교계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자는 것이 이성민 사장의 주장이다.
이 사장은 특히 국내 반도체 벤처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싹이 트고 있는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세계적인 팹리스들과 경쟁을 하려면 자본, 기술, 인력 등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는 임계치를 확보하지 않으면 비메모리 산업의 바람은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견해가 이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아직은 국내에 이러한 분위기를 찾기는 어렵지만 신흥 벤처 기업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면 승산을 찾을 수 있다고 이 사장은 생각하고 있다.
“벤처기업을 경영해서 모든 자금을 벤처 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사용해야 합니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대표 업체들이 규모나 경험 등에서 외국에 비할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일을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나서야 하고 이러한 일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주역으로 부상한 이성민 사장의 이 같은 생각이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