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지 바뀐 온라인게임업체

온라인게임시장에서 중국기업들이 한국 덕에 승승장구하는 반면, 세계 최강으로 통하는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기업들은 나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통해 한국기업 따라잡기에 나서고 있어 한중 기업가치 역전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웹젠-샨다, 엇갈리는 주가=지난해 12월과 올 4월 잇따라 나스닥에 상장된 웹젠(한국)과 샨다네트워크(중국)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장 당시만 해도 샨다의 주가는 한국기업 위메이드와의 지적재산권 분쟁 등으로 기대 이하였다. 그러나 주당 11달러였던 주가는 최근 20달러를 돌파하면서 시가총액 15억달러(1조8000억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샨다의 주가 상승폭이 70% 이상을 기록, 올 나스닥에 상장된 32개 IT기업 중 1위를 했다고 보도했다. 설립자인 천톈차오 회장 역시 31세에 중국 최대 갑부에 올랐다. 반면 웹젠의 주가는 11.17 달러에서 시작해 절반인 6.27 달러까지 떨어졌다. 웹젠은 또 지난 1분기 20억 달러에 이르는 환차손을 보기도 했다.

 ◇중국, 한국에 기대어 글로벌 기업으로=샨다네트워크가 중국 최대 게임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산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의 역할이 컸다. 샨다는 지난 2000년 ‘미르의 전설2’를 서비스하면서 탁월한 관리 능력을 발휘,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60% 가량을 점유해 나갔다. 반면 게임 판권 공동소유자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의 기업 규모는 샨다에 뒤쳐진 지 오래다. 코스닥기업인 액토즈소프트의 시가총액은 1200억원 정도.

 게임 분야에서 시가총액 역전 상황은 또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뮤’ 서비스를 통해 일약 중국 제2의 온라인게임 업체로 성장한 나인웹젠은 현지 기업 더나인닷컴과 웹젠 간 51대 49 비율로 설립된 합작사. 그런데 나인웹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시킨 더나인닷컴이 나인웹젠이 아닌 직접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웹젠은 로열티 이외의 별다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르의 전설3’로 급성장한 광통 역시 조만간 나스닥 상장을 통해 거대 자금을 끌어오는 전략을 설계중이다.

 ◇한발 앞선 전략 절실=현재 한국 온라인게임업체는 협소한 시장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강을 자랑한다. 그러나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이 나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국기업을 추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중국게임업계가 한국을 1∼2년 내에 따라 잡을 수 있다고 공언해온 샨다의 경우 수백명의 기술자를 투입, 5∼6개의 온라인게임 개발을 동시에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국 전문가는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로열티 이외의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