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양승택 부산ITU텔레콤아시아 조직위원장

“IT강국의 면모를 갖추는 데 많은 힘을 기울였습니다. ‘아시아가 미래를 이끈다’는 부제처럼 한국이, 그리고 아시아가 IT를 기반으로 어떻게 달라졌고 미래를 준비하는지 보여줄 겁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부산ITU텔레콤아시아 2004’를 진두 지휘하고 있는 양승택 조직위원장(65)은 요즘 결혼을 앞둔 새색시처럼 밤잠을 설친다. 4년전 정통부 장관 재직시절, 부산ITU 행사 주체 중 하나인 BEXCO가 텔레콤아시아 유치를 부탁한 게 인연이 돼 태국 방콕 등 여러 아시아 국가와의 접전 끝에 유치했으며 조직위원장까지 맡은 만큼 감회가 남다르다. 육순의 나이에도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세계적인 행사를 준비하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사실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ITU가 2000년 홍콩 아시아텔레콤 기준으로 500개 전시 기업에 5만명의 참가를 요구했으나 세계 IT경기가 위축되면서 관련 전시회의 취소가 속출, 손님들을 초청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2006년 텔레콤 월드를 유치한 중국이 이번 행사에 다소 소홀해 특히 중국 기업들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 때문에 장관 재직시 해외 인맥 등을 동원해 직접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행사 1주일을 앞둔 현재 27개국 224개 기업을 유치했고 아시아 25개국 장차관급들과 HP·인텔·퀄컴·NTT도코모 등 글로벌기업의 참여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기본적인 모양새는 갖췄다는 게 자체 평가다.

2년여만에 공식적으로 정통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했다는 양 위원장은 “참 많이 변했다”고 평가했다. IT붐 이후 많은 중소·벤처기업이 사라졌으며, 통신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IMT2000은 희대의 사기극” 발언에 대해 그는 “정부 정책을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IMT2000·Y2K·인터넷·ISDN 등 당시 IT기술발전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4가지 신기술과 이벤트에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한 것이 현재 전세계 통신사업자들을 빚더미로 내몰았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KT 민영화를 결정한 장관으로서의 소회에 대해 그는 “그래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발전 가능성 있는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부산 동명정보대학 총장을 맡고 있다. 되도록이면 학교에 계속 머물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퀄컴이 UC샌디애고에 투자해 IT 전문 대학으로 육성한 것처럼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 전문적인 IT대학으로 만들고 싶고 가능하다면 관계 당국과 협의해 대학원 과정도 만들 생각”이라며 “미래 인재를 키우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etnews.co.kr